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 연설의 ‘후폭풍’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야당 지지자들은 물론 여권 지지층에서도 “윤 의원이 할 말을 했다. 시원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재빨리 견제에 나섰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임대차 3법이 전세제도를 소멸시킬 것’이란 윤 의원의 본회의 발언과 관련,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윤 의원은 “전세제도가 소멸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신다”며 “이분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전세제도는 세입자에게 일시적 편안함을 주고 임대자에게는 지대 추구의 기회를 주지만 큰 금액의 목돈이 필요하다”며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저금리 시대,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상관없이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하는 중”이라며 “매우 정상”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윤 의원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윤 의원이 ‘100% 임차인’이 아니고 현재 1주택을 소유한 임대인이란 점을 지적하며 “소위 오리지널은 아닌데 마치 평생 임차인으로 산 듯 호소하며 이미지 가공하는 것은 좀…”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일단 의사당에서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을 쓰지 않으며 조리 있게 말한 것은 그쪽(통합당)에서는 귀한 사례이니 평가를 한다”면서 “임대인이 그리 쉽게 거액의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를 바꿀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주택·상가임대차보호법을 단독 의결하자 자유발언을 통해 “이 법 때문에 전세제도가 너무 빠르게 소멸하는 길에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은 전세를 선호한다”며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이거를 법으로 달랑 만듭니까”라며 “민주당은 우리나라의 전세 역사와 부동산 역사, 민생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의 연설 동영상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화제에 올랐다. 윤 의원의 이름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의 유튜브 영상에는 “속이 뻥 뚫린다. 보면서 눈물 났다”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보내야 한다” “레전드 영상” 등의 댓글이 쇄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