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수사 놓고 장고 들어간 ‘이성윤 중앙지검’

조만간 채널A 전 기자 구속기소… 한동훈 검사장은 어떻게?
검언유착 수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가 더 이상 외부 인사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생략한 채 채널A 전 기자 이모(35·구속)씨를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수사 마무리에 앞서 최대 난제는 이 전 기자와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간의 강요미수 공모 혐의를 밝혀내는 것인데, 현재로선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보인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은 한 검사장, 그리고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과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두 시민단체가 낸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에 대해 최근 수사심의위 소집을 않기로 결정했다.

 

한 검사장이 낸 신청은 이미 같은 내용의 수사심의위가 지난달 24일 열렸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수사심의위에선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압도적 다수 의견으로 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민언련과 법세련 등 고발인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은 ‘고발인은 그럴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이 전 기자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사건에 현 여권의 고위급 인사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취재하면서 이 전 대표 측에 취재에 응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들먹이며 ‘취재에 응하는 게 좋을 것’이란 취지의 협박을 했다는 것이 이 전 대표 주장의 핵심이다. 해당 여권 고위 인사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연합뉴스

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대표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전 기자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 하지만 이 전 기자가 단순히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들먹인 수준이 아니라 두 사람이 여권 유력 인사의 연루 의혹 제기를 공모했다는 대목에서 수사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막힌 상황이다.

 

일단 지난달 열린 수사심의위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마지막 승부수’로 최근 한 검사장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수사팀이 한 검사장에게 독직폭행을 가한 정황이 공개됐다. 심지어 한 검사장 휴대폰을 갖다놓고서 간첩이나 테러사범 같은 악독한 이들한테만 한다는 불법 감청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채널A 사옥을 압수수색한 날 한 시민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채널A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 사건 수사가 무리하다고 판단해 과거 중앙지검 수사팀에 여러 차례 보류 내지 재고 지휘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갑자기 수사지휘권을 발동, “총장은 이 사건 수사에서 빠지라”고 명령하는 바람에 현재는 전적으로 중앙지검 이성윤 지검장의 책임 하에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수사가 실패로 끝나면 이 지검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