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국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최대 폭으로 상승했고, 세종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6·17 대책 이후에도 시장에서는 ‘더 기다리면 늦는다’는 ‘패닉바잉’(공황매수) 현상이 이어진 셈이다.
3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를 포함한 7월 전국 주택가격은 0.61%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89%, 연립주택 0.13%, 단독주택 0.21% 등으로 조사됐고, 수도권이나 광역시, 지방 모두 전달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경기도는 광역급행철도(GTX)·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와 정비사업·역세권 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지면서 한 달 새 아파트값이 1.30% 뛰었다. 6·17 대책으로 대부분 규제 지역으로 묶이게 된 인천은 0.64% 오르며 전월(1.11%)보다는 상승세가 꺾였다.
수도권 밖에서는 세종시 아파트가 6.53%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이 세종시를 통계에 넣어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지난 5월 0.33% 상승했다가 6월에는 2.55% 오른 데 이어 7월에는 6.53%로 급등했다. 올해 1월부터 누적 상승률이 22.82%에 달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규제의 강도가 점점 세지니까 수요자 입장에서는 그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아직 집을 갖지 못해 불안해진 30∼40대가 집을 사려고 뛰어드는 매수세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서울에 사는 가구가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2년 넘게 걸린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이날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연간 가구평균소득 대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비율인 PIR(Price to Income Ratio)는 12.13으로 추산됐다. 서울 시민의 평균 가구소득으로 서울의 평균가에 해당하는 아파트를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12.13년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PIR는 2017년 10.16에서 2018년 10.88, 지난해 12.13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