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모바일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을 미국 기업에 매각할 시한으로 45일을 주기로 했다. 당초 ‘국가안보 위협’을 내세워 화웨이처럼 틱톡을 퇴출하려다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선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는 또 다른 중국 소프트웨어 회사에 대해 제재를 확장하겠다고 예고해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전 협의 후 틱톡 인수 협상을 9월 15일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MS의 틱톡 인수에 반대하고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했으나,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전화 협의 후 45일간의 협상 시한을 주면서 틱톡 사용 금지 결정을 유예했다. 단, MS와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 간 협상을 미국 정부기관인 외국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감독하도록 함으로써, 협상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제동을 걸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MS는 틱톡의 미국 사업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사업도 인수하는 방향으로 바이트댄스와 협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틱톡을 인수하면 거대 소셜미디어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 틱톡의 전 세계 사용자는 8억명에 달하고, 미국 사용자만 1억명가량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트댄스는 이들 4개국을 제외하고,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 틱톡 사업을 계속하게 된다. 바이트댄스가 본사를 베이징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길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대중지인 더선은 영국 정부가 바이트댄스의 본사 설립 투자안을 승인, 이르면 4일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그동안 중국 정부와 연계됐다는 미 정부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본사를 물색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국 소프트웨어 회사들에 대한 제재를 며칠 안에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안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중국 회사로 틱톡과 함께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거론, 다음 타깃은 위챗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