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이라더니… 유착 입증 못한 ‘이성윤 중앙지검’

이례적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한 秋장관도 체면 구겨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가 앞서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한 채널A 전 기자 이모(35)씨를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의혹의 핵심이라 할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의 공모 여부는 규명하지 못해 ‘중앙지검이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한 검사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측근이란 이유로 윤 총장한테 ‘수사지휘에서 빠지라’는 명령까지 내렸는데 추 장관 역시 “오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앙지검은 5일 오전 강요미수 혐의로 이 전 기자를 구속기소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달 17일 구속돼 이날로 구속 기한 만기 20일째를 맞았다.

 

중앙지검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총 5차례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혐의를 제보하라”고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이사장은 신라젠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사실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내려진 상태다.

 

문제는 이 전 기자 본인의 혐의가 아니고 그가 이 전 대표를 위협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거론했다는 점이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바로 이 점을 들어 ‘기자와 검사가 공모한 것’이라며 사건 본질을 검언유착으로 규정했다. 추 장관도 이같은 시각에 동의하며 “한 검사장이 윤 총장의 핵심 측근인 만큼 공정한 수사를 위해선 윤 총장이 수사 지휘에서 빠져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뉴스1

이후 이 사건 수사는 검찰총장이나 대검찰청의 관여 없이 중앙지검 이성윤 지검장의 책임 하에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한 검사장 휴대전화를 압수하려던 수사팀 정진웅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을 거칠게 다뤄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지검은 끝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중앙지검은 이 전 기자의 공소장에 한 검사장과의 공범 여부는 적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중앙지검은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한 후 사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둘러 표현하긴 했으나 이는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기소를 포기하라’는 지난달 2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의 권고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