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정의당 류호정 의원 복장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민주당 비례대표 유정주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17년 전 유시민 전 의원의 국회 등원 장면이 자동으로 떠오른다”며 “소위 ‘백바지’ 사건으로부터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같은 논란이 일어나고 그때보다 더 과격한 공격에 생각이 많아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 쉰내 나”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의원 연구단체 ‘2040청년다방’이 창립행사를 가졌다”며 “류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여의도식 청년 구분법’으로 제일 나이 많은 저, 그리고 가장 나이가 적은 류 의원이 상징적으로 대표의원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당일 인사말 중 가벼운 이벤트로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하기’를 준비했다”며 “그날 류 의원은 원피스를 입었고, 저는 청바지를 입었다. 결론적으로는 저만 약속을 못지킨 꼴이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나는 류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점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옹호했다. 민주당 최혜영 의원도 “누구나 다 살아가는 모습과 방법은 다르다. 국회가 얼마나 권위주의인지 오늘 새삼 더 느낀다. 바꾸자”라고 거들었다.
류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빨간색 미니 원피스를 입고 출석했다. 21대 국회 최연소인 류 의원(28)의 본회의장 복장을 놓고 5일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극성 누리꾼들의 과도한 공격에 “지금 시대가 어느때인데 복장 갖고 시비냐”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류 의원은 세계일보 통화에서 “이 옷은 정말 흔한 옷이다. 본회의 때마다 중년 남성이 중심이 돼 양복과 넥타이만 입고 있는데 복장으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며 “국회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제 원피스로 공론장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