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흔한 원피스인데 꽃뱀? 여성들, 복장 자기검열 안 하길”

국회 본회의장 빨간색 원피스 류호정
“17년 지난 국회 변한 게 없어”
“성희롱·혐오발언자들이 자기검열하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5일 “이번 일로 여성들이 복장에 대한 자기검열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류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제 원피스로 인해 공론장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17년 전 백바지 이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원피스로 인해서 쏟아지는 성희롱적 발언들이나 혐오에서 우리 정치의 구태의연함을 볼 수 있었다”며 “청년에게 쏟아지는 혐오발언이 나오는 걸 보면서 우리사회가 생각할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상의 지속이 과연 옳은가. 이 옷은 흔한 원피스이고, 여성들에게는 사회생활할 때의 일상과 같다”며 “이러한 온라인에서의 반응을 보고 여성들이 자기검열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흔한 원피스인데도 ‘XX년’이라고 하거나, 그렇게 입다가 성추행을 당해도 ‘미투(나도 당했다)하지 말아라’, ‘꽃뱀이다’라고 하는 말을 보면서 여성들이 자기 자신의 복장을 자기검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희롱적·혐오적 발언을 한 사람들이 자기검열해야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 분홍색 원피스라고 표현했지만 류 의원은 “빨간색, 파란색, 흰색, 검정색이 섞인 원피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분홍색은 저도 입기 힘들다”고 웃어보였다.

 

류 의원은 또 “본회의 때마다 중년 남성이 중심이 돼 양복과 넥타이만 입고 있는데 복장으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며 “국회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류 의원은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류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빨간색 미니 원피스를 입고 출석했다. 21대 국회 최연소인 류 의원(28)의 본회의장 복장을 놓고 5일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극성 누리꾼들의 과도한 공격에 “지금 시대가 어느때인데 복장 갖고 시비냐”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 뉴시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03년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정장이 아닌 흰색 바지와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나 ‘백바지’ 논쟁을 일으켰다. 당시에는 옷차림 때문에 선서가 무산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는 “21세기에 원피스로 이런 범죄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한다니, 정말 이럴 때 기분 더럽다고 하는 거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여권 지지성향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민주주의, 개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방 맞나”라고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