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이정은, 이정현, 이효리, 제시….
언니들이 돌아왔다. 브라운관도 스크린도 언니들, 그중에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거나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센 언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답답한 시국에서 대중들은 이들에게 대리 만족을 느끼며 열광한다.
드라마에선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배우 이정은이 센 언니 캐릭터로 활약 중이다. 어린 시절 오빠와 헤어져 산전수전을 겪고 강해졌지만 마음은 여린 ‘언니들 김밥집’ 사장 강초연으로 분해 사랑을 받고 있다.
극장가엔 엄정화와 이정현이 있다. 엄정화는 오는 12일 영화 ‘오케이 마담’으로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난생처음 해외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비행기가 납치돼 해결사로 나서는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 역을 맡아 시원한 액션을 선보인다. 기내 복도란 좁은 공간에서 납치범들과 일대일로 붙어 보란 듯이 격퇴한다. 박성웅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테크노 여전사’ 이정현은 영화 ‘반도’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폐허가 된 반도에서 가족을 이끌며 살아남은 민정 역을 맡아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 줬다. 다음 달엔 코믹 스릴러물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으로 극장가를 다시 찾을 예정이다. 지난달엔 ‘리미트’ 촬영에 들어갔다. 유괴 사건 수사에 투입된 경찰로 분한다.
이에 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여성의 위치가 강화되는 추세인데 대중문화계가 한동안 남성 위주로 흘러갔던 데 대한 반발도 있고 해서 페미니즘 작품뿐 아니라 여성들 예능이나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도 나오고 있다”며 “또 요즘 걸크러시 코드와 맞물려 그런 쪽 기획이 많아지는 건데 지금 나온 것들의 성과가 좋으면 이런 흐름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