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지난 7일 실시한 고위간부급 인사에 대해 검찰 내 반발 기류가 일어나고 있다. 추미애 장관은 ‘특정라인·사단에 의존한 인사가 아니다’고 자평했지만, 검찰 내에서는 “우려스럽고 부끄럽다”는 반발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고립화가 심화되고, 현 정권에 우호적인 인사들이 전면 배치됐다는 비판이다. 이번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윤 총장 고립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 내 반발기류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이성윤, 그분이 검사인가요”… 檢 내부 반발
그는 윤 총장을 멀리서나마 돕기 위해 검사장직에 있었지만, 법무연수원으로 가게 되자 결국 아무런 힘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의를 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발표 한 시간 전 자신에게 전화를 했을 때 이런 뜻을 밝혔고, 윤 총장은 “차마 잡을 수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 전문 수사통이었던 그는 “서울남부지검에 있었던 증권범죄합수단이 없어진 것이 안타깝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문 지검장은 내부 글에서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도 “수사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의혹을 생산해 내는 이런 수사는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정작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추 장관은 기소 후 5일이 지난 이날까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인사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 인사에 대한 언급만 했다. 그는 검사장 승진인사 원칙이 △검찰개혁의지 펼칠 수 있는 인사 △형사·공판부 중용 △출신지역 안배 △우수여성검사에 승진기회 등이라고 하면서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다’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애초 특정라인·특정사단 같은 것이 잘못되었다”고 했다.
◆중간간부 인사에 쏠리는 눈… 대검 조직 축소되나
추 장관의 언급은 고위 간부급 인사의 기조를 중간 간부급 때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윤 총장의 측근 인사들이 소외되었던 만큼,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간 간부급 인사는 8월 넷째주 정도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 부장검사급 주요 보직에 대한 내부 공모를 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부장검사급 중간 간부들의 인사 여부다. 이들도 교체된다면 윤 총장 고립이 심화된다. 법무부는 중간 간부 인사 전에 대검 차장검사급 주요 보직 일부를 부장검사급으로 낮추는 방안 등을 마련해 인사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정보정책관 등 3∼4개 자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 경우 연쇄이동 식으로 인사가 일어날 수 있다. 6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이동이 이뤄지는 것이다.
법무부는 조만간 대검 직제 개편과 관련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등 개정안에 대해 대검에 의견조회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후 유관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18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중간 간부 인사에서는 검사장 승진으로 공석이 된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3차장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도 관심사다. 두 자리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를 책임진다. 1차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3차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 사건을 총괄 책임진다. 기존 이정현 1차장과 신성식 3차장이 이동 전에 이 사건을 마무리해 처리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새로 임명되는 인사들이 주도적으로 처리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