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일본 총리 경쟁에서 밀려난 것처럼 보였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친·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후보의 저조 속에서 다시 미디어의 조명을 받고 있다.
지지통신은 11일 아베 총리의 후계자로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 가운데 안방마님 역할을 하는 스가 장관이 재부상할 기미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총리직 선양을 모색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존재감 부족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최근 위기관리의 키를 잡으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오키나와 미군 기지 등에서 감염자가 속출해 주민 불안이 커지자 주일 미군사령부에 감염자 수를 공표하도록 외무성에 지시했다. 또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등의 반대에도 감염 방지와 경제활동을 양립한다는 고투(Go To) 캠페인의 필요성에 대한 지론을 뚝심 있게 전개하고 있다.
아베 정권 중추의 포스트 아베 전략에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게서 아베 총리가 의중에 있던 기시다 전 외무상을 단념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반아베 기치를 든 이시바 전 간사장을 저지하고 싶은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스가 장관도 선택지 중 하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한 여론조사(8월7∼9일 18세 이상 1083명 일반·휴대전화)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후보 중 차기 총리에 걸맞은 인물에 대한 응답은 이시바 전 간사장(24%),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16%), 고노 다로 방위상(16%), 아베 총리(12%), 스가 장관 및 기시다 전 외무상(각 4%) 순으로 나왔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