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지지 얻었지만… 美 ‘G7 연기’에 빛 바란 강경화

미국 정부, 아직 한국에 ‘G7 연기’ 확정 통보는 안 한 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1일 독일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한국의 주요7개국(G7) 참여 지지 등을 요청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1일 귀국했다.

 

독일로부터 “올가을 한국의 G7 정상회담 참석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긴 했으나 정작 G7 정상회담 자체의 연내 개최가 어려울 판이어서 방독 성과가 빛이 바랐다는 탄식이 나온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마스크를 쓴 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강 장관의 방독은 오는 9월로 예정됐던 G7 정상회담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독일 측 지지를 확보하는 게 목표였던 만큼 기다리던 취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G7 정상회담 연기부터 질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개최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강 장관은 “아직 그 일정과 방식에 대해선 저희한테 확정적으로 통보된 바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전날(1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과의 양자회담 성과에 관해 강 장관은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한국이) 초청받은 것에 독일도 환영하고 한국의 참석이 많은 기여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0일(현지시간)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장관이 독일 정부로부터 좋은 얘기를 들은 것은 물론 긍정적이다. 기존 G7 회원국(미국·영국·독일·일본·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중에서 일본 등 일부 국가가 한국의 G7 참여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이 한국을 G7 정상회담에 초청했고 여기에 유럽연합(EU)의 선도국인 독일이 나서 한국 편을 들어준다면 일본이 뭐라고 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G7 정상회담 참여엔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협상, G7 정상회담 등 모든 외교 사안을 11월 대선 후로 미루기로 마음먹은 상황에서 G7 정상회담이 연내에 열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독일 지지를 얻었음에도 강 장관 해외출장의 성과가 빛이 바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