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보유 고려해야”… 靑 엄호에도 커지는 노영민 ‘시세차익’ 논란

14년 만에 8.5억 차익… 양도세도 2억 가까이 아껴
“불로소득 환수하라” “서민만 해당?” 네티즌 ‘부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뉴시스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논란을 일으켰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를 처분한 가운데 ‘억대 시세차익이 불로소득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강민석 대변인은 전날(11일) 노 실장의 주택이 최고가에 매매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직전 매매가와 같은 가격”이라며 “노 실장의 경우 매매한 부동산이 15년 정도 보유한 주택임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주택 처분을 둘러싸고 여러 잡음을 일으킨 노 실장이 매각 후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은 것을 두고 ‘불로소득 환수’ 주장이 나오는 등 다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주택자였던 노 실장은 관사에 거주 중이면서도 지난달 2일 1주택 처분 의사를 밝히며 반포 아파트를 남기고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 아파트를 판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비판이 커지자 노 실장은 반포 아파트도 뒤늦게 처분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매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 실장의 반포 아파트는 지난달 24일 11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전용면적 45.72㎡(20평형대) 매물은 지난달 6일 11억3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해당 매물을 매각하면서 노 실장은 매입한 지 14년 만에 8억 5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봤다. 그는 2006년 5월 이 아파트를 부부 공동명의로 2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이 최근 매각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뉴스1

아울러 노 실장은 청주 아파트를 먼저 팔고 반포 아파트를 나중에 팔면서 양도세를 2억원 가까이 아끼게 됐다. 노 실장이 내야할 양도세는 2000만원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노 실장이 반포 아파트를 먼저 팔고 청주 아파트를 팔았다면 부부 합산 기준 2억원 넘는 양도세를 내야 했다.

 

노 실장의 해당 아파트는 문재인정부 출범 3년 만에 2배가량 올랐다. 현 정부의 집값 폭등의 수혜를 청와대 핵심참모가 입은 모양새로 여론은 냉담하다. 이날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로소득이니 문재인 정부 기조대로 뱉어내라’는 요구도 나온다. ‘똘똘한 한 채’ 논란에 이어 결과적으로 ‘절세’까지 하게 된 상황을 비꼬며 ‘최고의 재테크’라는 네티즌의 비아냥도 나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해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고, 투기는 반드시 근절시키겠다는 것이 확고부동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불로소득 환수와 투기수요 차단, 주택공급 물량 확보, 세입자 보호 등의 4대 방향을 부동산 정책 패키지로 규정한 문 대통령은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세제 개혁으로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온라인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본 노 실장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에 “노 실장의 시세차익도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불로소득도 다 같은 불로소득이 아닌가 보네”, “본인들은 이유가 있는 거고 서민들이 하면 투기고 적폐냐” 등 댓글을 달아 분통을 터뜨렸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 회원은 “아파트를 팔긴 팔았다”면서도 “꼭지에 팔고 개꿀이다. 불로소득이니 기부하겠죠?”라고 쓴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이낙연 (의원)도 시세차익 17억 챙기면서 역대급 신고가로 강남 아파트를 매도했는데 당선되지 않았느냐”며 “민주당 정치인들은 집값 올려도 뽑아주니 상관없다”고 비꼬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다주택 문제 등 종합적인 책임을 사의를 표명한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노 실장과 김외숙 인사수석은 일단 유임시켰다. 김조원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의 사의는 수용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