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정부 판단과 달리 서울 아파트값이 매년 평균 1억원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 평균의 앞숫자가 바뀌는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다. 정부가 부동산감독기구를 만들어 대응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으나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509만원을 기록,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2013년 5억원 초반에 머물던 평균 매매가격이 7년 만에 2배로 오른 셈이다.
최근 들어선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304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늘어난 반면 각종 규제로 매물이 잠기면서 매도자가 기존 고점보다 높은 가격 수준에 물건을 내놓아도 수요가 붙으면서 고점 경신이 지속되는 추세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84.16㎡는 지난달 13일 21억7500만원에 매매 계약돼 처음으로 20억원을 넘겼다. 전용 84.15㎡가 같은 달 7일 19억5000만원(36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 일주일도 안 돼 2억2500만원 상승한 것이다. 도곡동 도곡렉슬도 지난달 17일 전용 134.9㎡가 35억9000만원(14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2일 비슷한 층수(13층)가 31억원에 매매된 것보다 4억9000만원이나 뛴 금액이다.
서울 청약시장은 내집 마련과 시세 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지난 10일 분양한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은 올 들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평균 경쟁률(168대 1)을 기록했다. 전날 해당지역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65.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 마감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부의 8·4 대책이 발표된 이후 상승폭이 소폭 둔화하고 3040 수요층 일부가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도 물론 감지된다”면서 “9~10월 이사철이 시장 방향의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6월부터 시작된 수도권 주요 과열지역에 대한 기획조사에서 이상 거래가 다수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초 신고분에 대한 고가주택 조사에서도 이상거래 의심사례가 다수 추출됐다”며 8월 중에 국세청 통보, 과태료 부과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유튜브나 카페 등의) 온라인 교란행위에 대해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활동현황’에 따르면 2∼7월 대응반이 내사에 나서 종결한 110건 중 입건된 사례는 18건에 그쳤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전시성 ‘공포 조장’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나기천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