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장관 “전북 수해 현장 피해 심각, 책임규명 철저히”

조명래(왼쪽) 환경부 장관이 16일 오후 전북도청을 찾아 송하진 전북지사로부터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따른 댐 관리 적절성 논란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에 좀 더 철저히 예방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16일 오후 전북도청에서 송하진 전북지사를 만나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따른 댐 관리 적절성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주요 댐 방류로 인해 불거진 문제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게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전날부터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과 함께 경남 합천댐과 전북 진안 용담댐, 섬진강댐 일대 수해 지역을 잇달아 찾았다. 이들의 행보는 집중 호우 속 댐 방류에 따른 피해 현황을 살피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댐 수위 조절 실패 등 홍수대처 능력 부족에 따른 인재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은 점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1박2일에 걸쳐 주요 댐 방류지 수해 현장을 찾아 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피해 규모도 늘어날 것 같다”며 “철저하게 관리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 만큼 이런 문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철저히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댐 방류량을 대거 늘린 데 대한 원인 진단과 함께 책임 규명을 확실히 하고 항구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 15일 발족한 조사위원회 참여 위원을 지자체 추천을 받아 민간을 중심으로 구성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홍수빈도가 과거에 찾아볼 수 없고 전국에서 발생해 기후변화 시대에 부합하는 항구 대책 마련이 중요할 것”이라며 “하천 하류까지 전체 구조를 들여다보고 적정 방류가 될 수 있는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도 “2년 전부터 수량관리 업무를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됐는데, 아직 수자원 관리에 대한 일원화와 법률 정비가 안 된 상황”이라며 “이번 기회에 범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이나 법률 재개정을 통해 수자원 관리에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17일 수해 조사 중간 결과와 함께 20년 전에 마련한 특별재난 지역 지정 및 지원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송 지사는 “피해 주민들이 주요 댐 방류 조절 실패로 수해가 발생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조사위원회 구성부터 평가 과정, 결과 등 모든 사항을 철저히 공개해야 국민 신뢰를 얻고 차후 대책에 완벽하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지사는 또 “수질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수량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 재해재난은 수질보다 수량의 문제에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관련 부처가 적절한 권한과 책임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해답을 찾아 물관리에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14일 폭우 피해를 본 섬진강 댐 하류 전남북 6개 시·군 지자체장들과 면담을 시도했으나 거부 의사를 밝혀 무산됐다.

 

이들 지자체는 최근 환경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피해 보상, 수계 관리를 국토부로 환원할 것 등을 요구하는 공동건의서를 전달하고 수자원공사를 항의 방문해 부실한 물관리를 주장했다.

또 수자원공사에 대해서도 “담수량 관리에만 집중해 집중호우가 예고됐음에도 사전에 물을 적절하게 방류하지 못했다”며 방류량 재산정과 체계적인 수계 관리를 위한 섬진강 유역 관리청 신설, 관리권 국토부 환원 등을 요구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도 같은 날 집중호우로 인한 신속한 피해 복구와 지원을 위해 피해지역 전체에 특별재난지역 수준의 지원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동 건의서를 17개 시·도지사 명의로 채택하고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용담댐 지류인 충남 금산, 충북 옥천·영동, 전북 무주 등 4개 지역과 섬진강이 지나는 전북 임실·순창·남원, 전남 곡성·구례·광양 등 6개 지역 기초단체장들은 최근 수자원공사, 환경부를 항의 방문하거나 공동 건의서를 통해 “무리한 댐 관리로 심각한 침수 피해를 봤다”며 복구와 보상을 요구했다. 큰 호우 피해가 난 경남 합천군도 환경부가 합천댐 방류량을 급격히 늘려 수해를 키웠다며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