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규 전 비서실장 “박원순 성추행 방조 의혹…정치적 음해”

오성규 전 비서실장 피고발인 조사
“피해 호소·인사 이동 요청 없었다”
서정협·허영 등 조사 여부 관심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조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 A씨의 재직기간 동안 서울시 비서실장을 지낸 4명 가운데 2명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가 마무리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7일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오 전 실장이 비서실장 재직 당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로부터 고충을 들은 적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실장은 이날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경찰 조사에 있는 그대로 진술했으며 가진 자료도 모두 제출했다”며 “고소인이나 제3자로부터 피해 호소나 인사이동 요청을 받은 적이 전혀 없으며 비서실 직원 누구도 피해 호소를 전달받은 사례가 있다고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조하거나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은 정치적 음해”라며 “고소인 측이나 고발인들은 고소인 측이 주장하는 바를 다툴 사람이 없고 비서실 직원들은 실체를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악용하는 것 아닐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A씨는 오 전 실장의 임기 중 다른 부서로 전보됐다.

시민단체 출신인 오 전 실장은 박 전 시장과 시민사회에서 10년 이상 함께 일한 인연으로 시장 선거 캠프에서 기획조정실장 등을 맡았고, 서울시에 입성한 이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앞으로 피해자와 재직기간이 겹치는 나머지 전직 비서실장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현직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여당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피해자 A씨가 시장 비서실에 근무한 2015년 7월부터 4년간 서울시 비서실장은 서정협 현 시장 권한대행(2015년 3월∼2016년 7월)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2016년 7월∼2017년 3월),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2017년 3월∼2018년 7월), 오 전 실장(2018년 7월∼2020년 4월) 순으로 재직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