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 정상급 체스 플레이어’이고, 이들이 모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개최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당의 전당대회 기간에는 선거운동을 자제하는 관례를 깨고, 경합 주를 돌며 맞불 유세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를 주최한 위스콘신주의 오시코시를 방문해 대중 유세를 하면서 “내가 알게 된 게 하나 있다”면서 “푸틴, 시 주석, 김정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그들은 세계 정상급 체스 플레이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모두 바이든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의 노련한 정치가여서 미국의 대통령으로 자신이 아니라 바이든을 상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는 김 위원장과 세 번 직접 만났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바이든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독재자’, ‘폭군’이라고 불렀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속물의 궤변’이라며 “우리는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자들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든 절대로 용서치 않고 끝까지 계산할 것”이라고 반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각별한 관계를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잘 지낸다. 김정은 말이다”면서 “우리가 잘 지내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