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장난인가”… 3일치 식량 준비 지침에 비난 ‘쇄도’

18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 겨냥해 “전쟁 위험 처했다” 주장

반미 성향의 ‘국민주권연대’라는 단체가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이란 헛소문을 퍼뜨리며 소속 회원들한테 3일치 식량 준비 등 황당한 지침을 내린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누리꾼들은 ‘전쟁이 무슨 장난이냐’ 하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8일 SNS 등에 따르면 국민주권연대라는 단체는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6·12 싱가포르 북·미 합의를 이행해 한반도에 평화, 번영, 통일을 실현하길 고대한 국민의 염원을 무참히 짓밟고 기어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강행됐다”며 “이것 때문에 한반도는 전쟁이 일어날 위험에 처했다”고 했다.

 

이날부터 한·미 양국이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에 돌입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국민주권연대는 “회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쟁 대비 비상 지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들이 제시한 비상 지침은 △생수·쌀·라면·김치 등 3일치 생존 물품 확보 △핵전쟁에 대비한 안전한 지하대피소 알아두기 △통신 마비에 대비해 벽보 등 비상연락방법 확보 △자동차에 매일 연료 가득 채우기 △이틀 내 지침 집행 완료 △즉시 비상 연락 체제 가동 등이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황당함을 넘어 허탈함과 가련함까지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관련 기사 댓글에 “그냥 사흘치 식량 챙겨서 북한으로 다들 가거라”라며 “가서 행복하게 그냥 오지 말고 거기서 살아주면 고맙겠다”고 적었다. 또다른 누리꾼은 “김정은을 찬양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대놓고 찬양하는 저런 단체를 뒤에서 두둔하는 세력은 대체 뭐냐”라며 혀를 끌끌 찼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공군오산기지에서 장교로 복무했다고 밝힌 한 시민은 “행여 전쟁이 나면 초반에 북한을 신속히 격파, 전쟁을 일찍 마무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바로 한·미 연합훈련”이라며 “한·미 연합훈련 때문에 전쟁이 터진다는 건 앞뒤가 뒤바뀐 허황한 논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북한 선전매체가 바로 이 국민주권연대라는 단체를 인용해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전쟁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사실이 알려져 이 단체는 북한과 대체 어떤 관계인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전날(17일) ‘전쟁위기 불러올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국민주권연대를 거명했다. 이 기사는 “남한 내에서도 훈련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며 국민주권연대 등 일부 단체가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실시되고 한반도 무기 반입이 계속된다면 전쟁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사실을 소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세계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