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차명진(사진) 전 의원이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야외에선 코로나 안 옮긴다”라고 했던 그가 몸소 야외에서도 감염된단 사실을 입증한 셈이 됐다. 국내 유명 정치인 중 코로나19에 확진된 첫 사례다. 미래통합당은 “차 전 의원은 이미 호적을 판 인사”라며 그와 거리 두기에 나섰다.
19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차 전 의원은 전날 경기 가평군 청평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후 확진 판정이 났다. 당시 차 전 의원은 코로나19 검사를 이유로 ‘세월호 막말’ 혐의 관련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불참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평면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는 “30분 넘게 줄 선 후 접수하려 했더니 광화문 집회 참가자는 가평군 보건소로 가라고 했다. 군 단위로 올라가면 혹시 얼굴 알아보고 장난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면서 “보건소, 진료소 가라는 문자를 보여주며 사정도 하고 옥신각신해 검사했다. TV에 얼굴도 나왔고 주변 사람들 괜한 걱정도 하기에 할 수 없이 검사받았다”고 했다.
차 전 의원이 몸담았던 미래통합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차 전 의원이 당 인사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그와 함께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전날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했다는 소문도 돌았기 때문이다.
차 전 의원은 총선 이튿날인 지난 4월16일 스스로 탈당했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민경욱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천 연수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문자메시지를 올렸다. 역시 집회에 참석한 김진태 전 의원은 “전 목사를 만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걱정하니 지금 검사를 받으러 간다”고 알렸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권 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기자와 같은 의자와 마이크를 쓴 사실(간접 접촉)이 알려지며 자가격리에 들어갔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