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2020년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이날 50개주와 수도 워싱턴, 미국령 등 57개 지역 대표들이 화상으로 참여한 ‘롤 콜’(주별 대의원 공개투표) 시작 34분여 만에 후보 지명 기준인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다. 지난 2월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4, 5위로 추락했다가 기사회생하면서 대선 ‘3수’ 끝에 후보에 올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맞대결이 본격화됐다.
1970년 카운티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6선(36년)을 했다. 1988년과 2008년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8년간 부통령으로 일했다. 40대에 대권에 도전한 그는 30여년의 세월을 거쳐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에 도전한다.
바이든은 롤 콜 직후 가족과 함께 등장해 “진심으로, 매우 감사하다”며 “목요일(20일)에 보자”고 말했다. 그는 20일 후보수락 연설을 한다.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롤 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가의 영혼과 심장을 보여준 극적인 롤 콜 이후, (후보 지명은) 공식화됐다. 조 바이든, 축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공화당 거물들의 지지 연설이 이어졌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국무장관이었던 콜린 파월은 바이든에 대해 “(임기) 첫날부터 미국의 리더십과 도덕적 권위를 복원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는 가족을 돌보듯 부대를 돌보는 사령관이 필요하다. 독재자나 폭군의 아첨이 아니다”고 밝혔다. 베트남 참전용사로 공화당의 상징적 정치인인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도 남편과 바이든의 ‘당을 초월한 우정’을 강조하면서 바이든을 지지했다. 전당대회 첫날인 전날에도 공화당 유력 인사 4명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등 민주당 전 대통령들도 나섰다. 카터는 “바이든은 역사적인 이 순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했고, 클린턴은 “우리에게는 분열이 아닌 단결을 이끌어낼 인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합동연설에 나선 민주당의 ‘라이징 스타’ 17명에는 한국계 신인 정치인인 샘 박(박의진·34)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포함됐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조 바이든의 부인 질 바이든은 자신이 재직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브랜디와인 고교에서 가진 연설에서 “조는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해줄 인물”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이 무겁다. 우리는 강한 어깨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뇌암으로 숨진 큰아들 보의 장례를 치른 지 나흘 만에 일터에 복귀한 바이든은 가족을 위해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을 위해서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편적 우표투표가 재앙이 될 것”이라며 “조작된 선거로 판명 나거나 결과를 공표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것(선거)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재선거’ 가능성을 주장했다. 오는 27일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중국과의 무역협상 회의를 연기했고, 당장은 중국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