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잠잠하던 일일 확진 환자 수가 최근 수일 동안 연속적으로 세 자릿수에 이르면서 점점 증가하고 있고 줄어들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 환자 수의 증가를 보면 2차 유행의 시작인 것처럼 보여 의료계와 보건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록다운 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타나자, 강력한 제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완화가 되었고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의 재확산이라는 결과로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교회와 카페 등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 발생이 증가하면서 사회 전반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 3월과는 다르게 서울과 수도권에서 감염이 확산되는 양상이고 인구를 고려하면 더욱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잘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중요한 사항들이 있다. 일단 가장 필요한 요인은 중증 환자를 치료할 의료시설의 확보이다. 코로나19 감염은 알려져 있듯이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가 훨씬 많지만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사망을 포함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중증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병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망률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도 있고 연쇄적으로 중등도나 경증환자들의 치료까지 영향받을 수도 있다. 또한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수개월간 국내 치료경험을 보면 병원 입원기간이 평균 3주가량 되는 것으로 보여 각각의 환자들이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입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입원기간이 길면 대량 환자가 발생하는 시기에는 새로 발생한 환자의 숫자를 퇴원병상이 따라가지를 못하여 환자가 입원을 못하고 적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미 대구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집에서 입원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이 가능하다.
비교적 경증환자에서도 이렇게 입원기간이 길었던 주요 원인은 6월 말 이전에는 무조건 기준에 따라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이 확인된 경우에 퇴원시켰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호전되었어도 퇴원이 늦어지는 경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응지침(제9판)에서는 임상기준을 추가하여 임상적으로 호전되어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검사 없이 퇴원이 가능하도록 하여 원내 환자적체 현상은 어느 정도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대량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를 생활치료센터 등을 활용하여 최대한 원활하게 치료하고 코로나19 감염환자를 치료하는 종합병원은 중등도 이상이나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