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여정 등에 국정 위임통치·경제성과 미진 자인도…내년 1월 새 계획 발표

후계자 통치 아냐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시스

 

국가정보원은 20일 북한의 국정운영과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 위임통치가 후계자 통치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간사는 위임통치는 북한에서 쓰는 용어가 아닌 국정원에서 만든 용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그 배경으로 “첫째는 김 위원장이 9년간 통치하면서 통치스트레스가 많이 높아졌는데 그것을 줄이는 차원이고, 둘째는 정책 실패 시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위임받은 쪽에 책임을 돌리려는 차원”이라며 “근본적으로는 9년간 통치하면서 갖게 된 자신감의 발로”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며 “김 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이지만, 후계자를 결정하거나 후계자 통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위임통치는 김 부부장 1인에게만 다 된 것은 아니고 (김 부부장이) 대남·대미 정책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하고 가장 이양받은 게 많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가 조금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사 분야에서는 당 군정지도부의 최부일 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이병철 부위원장 등에게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됐다”고 덧붙였다.

 

여야 간사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여러 출처상 (건강 이상이) 없는 것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같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원은 리일환 선전선동부장 발탁에 대해 “김정은 일가와 친분이 있다고 한다”며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코로나 없음’을 선전하는 등 대미·대외 맞춤형 선전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북한이 핵전쟁 억지력 강화를 천명하면서도 대미 협상라인을 구성하는 등 대미 문제에서 강온 양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변 5㎿ 원자로는 가동 중단 상태이며,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도 식별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했다. 북한군 하계훈련량도 25∼65%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영변 핵시설 침수 가능성에 대해선 “침수 등 동향 보고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풍계리, 동창리에 특이동향은 없는데 신포조선소는 다른 것 같다”며 “신포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잠수함 진수와 관련해선 “기존 로미오급을 개조해 건조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데 진수는 언제 될 건지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 성과가 미진했다고 시인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 등 대내외 여건을 원인으로 꼽았는데, 내년 1월 당 대회를 소집해 새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8개월 만에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의 핵심 의제는 ‘경제’였다.

 

올해는 2016년 북한이 제7차 당 대회에서 제시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종료되는 해인데 경제성장 목표 달성이 미진했음을 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TV는 “계획되었던 국가 경제의 장성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 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며 그 원인으로 “혹독한 대내외정세와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 속에서 이에 맞게 경제 사업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부터 유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홍수 피해, 대북제재 등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를 열어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