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맞은 학교 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학생·교직원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도 괜찮은 것인지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면 등교는 중단된 상황이지만 일부 등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미 등교를 시작한 일부 학교에서도 학생과 교사 확진자가 나오는 등 불안은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20일 0시 기준 확진자 통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전국에선 학생 40명, 교직원 10명 등 총 5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생·교직원 무더기 감염 사례로 “지난 11∼17일 7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하루 새 50명은 폭발적인 수치다.
교육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등교개학을 시작한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 최모(30)씨는 “학생 3분의 1이 오늘 등교를 했는데 교사들 사이에서도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최씨는 “아이들끼리는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교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그나마 걱정이 덜하지만 교사는 아이들 개개인과 근거리에서 접촉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교사와 학생 사이에 감염이 일어나 코로나19가 온 학교에 번질까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짐에 따라 등교 인원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에 보낼 수 있는 방역 조건이 된다면 등교시키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겠지만 감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억지로 학교에 보낼 수는 없다”며 “등교한 일부 학생과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이 이를 실시간 온라인 강의로 보게 한다면 학습 격차 등을 줄이며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서 등교개학 방침을 수정해 나가는 게 맞다”며 “개학을 기다렸을 아이들이 안타깝지만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교육당국의 판단을 믿고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역별 맞춤형 등교개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미국 등에서는 이미 학교가 속한 지역사회에 환자들이 얼마나 나오느냐 기준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이종민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