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쏟아내도 안 잡히는 서울 집값

외곽지역 9억원 넘는 아파트 증가세
신고가 속속 갈아치워… 전세가도 껑충
거래허가구역 강남권 가격 되레 올라
23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수도권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매매가 9억원, 전셋값 5억이 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급증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내놓을 것이란 정부 전망과 달리 현장에서는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23일 부동산114의 주간아파트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상승했다. 3주째 상승률은 그대로였지만 도봉(0.19%), 노원(0.17%), 관악·동대문(0.15%), 강북·금천구(0.11%) 등 외곽 지역의 오름폭이 큰 편이었다. 중저가 주택이 밀집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9억원을 돌파한 단지가 부쩍 늘었다.



강북구 미아동의 미아동부센트레빌(84.93㎡)은 6월에 8억48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가 지난달 15일에는 9억원에 거래되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2월 8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79.07㎡)도 지난달 31일 9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세웠다.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여파로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며 전셋값도 계속 치솟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79.07㎡)는 지난 20일 보증금 5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3억5000억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5개월 새 1억5000만원이나 뛴 것이다.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다주택자나 법인이 속속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집값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산세 과세 기준일인 내년 6월까지는 시세 변동 추이를 지켜본 뒤 매도를 결정하려는 다주택자가 더 많은 데 비해 새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가 내년에 시행되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면서 매도했을 때와 증여를 비롯한 다른 절세 방법을 따져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단지. 뉴스1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법인의 아파트 매도는 8278건으로, 전월(6193건)과 비교하면 33.7% 증가해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법인 매도량이 전체 거래량의 8% 불과해 시장에서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가격 급등을 우려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강남권 지역도 거래량만 급감하고 가격은 되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송파구에 따르면 대치·잠실·삼성·청담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지난 6월23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간 거래가 허가된 주거용 부동산은 총 8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5건과 비교하면 14%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반면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가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84.83㎡)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직전 21억원에 팔렸다가 지난달 28일 21억5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최근에는 잠실주공 5단지(76.5㎡)도 시행 직전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 오른 23억원에 매매됐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