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수도권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매매가 9억원, 전셋값 5억이 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급증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내놓을 것이란 정부 전망과 달리 현장에서는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23일 부동산114의 주간아파트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상승했다. 3주째 상승률은 그대로였지만 도봉(0.19%), 노원(0.17%), 관악·동대문(0.15%), 강북·금천구(0.11%) 등 외곽 지역의 오름폭이 큰 편이었다. 중저가 주택이 밀집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9억원을 돌파한 단지가 부쩍 늘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법인의 아파트 매도는 8278건으로, 전월(6193건)과 비교하면 33.7% 증가해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법인 매도량이 전체 거래량의 8% 불과해 시장에서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가격 급등을 우려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강남권 지역도 거래량만 급감하고 가격은 되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송파구에 따르면 대치·잠실·삼성·청담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지난 6월23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간 거래가 허가된 주거용 부동산은 총 8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5건과 비교하면 14%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반면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가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84.83㎡)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직전 21억원에 팔렸다가 지난달 28일 21억5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최근에는 잠실주공 5단지(76.5㎡)도 시행 직전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 오른 23억원에 매매됐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