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체크, 예식은 스크린 중계… 코로나가 바꿔놓은 결혼식장 풍경 [밀착취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강화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한 가운데 23일 서울 시내 한 예식장에서 하객들이 번호표가 붙은 의자에 띄엄띄엄 앉아 있다. 이번 방역당국의 조치로 결혼식과 같은 실내 모임 및 행사는 참석 인원이 50명 미만으로 제한된다. 하상윤 기자

“온도 측정하겠습니다.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주셔야 입장 가능합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후 처음 맞는 일요일인 23일 찾은 서울 시내 한 예식장은 평소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쓴 하객들은 입구에서부터 1열로 줄지어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했다. 평상시 주말이었다면 북적였을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많았고, 식장 로비에는 정적이 흘렀다. 혼주인 박모(69)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면서 예식 규모가 줄어들었다”며 “어수선한 시기에 결혼식을 진행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시내 한 예식장의 피로연 식당에서 하객들이 화면을 통해 결혼식을 지켜보고 있다. 하상윤 기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식홀에는 가족과 하객 40여명만 입장, 번호표가 붙은 좌석에 거리를 둔 채 앉았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래층에 위치한 피로연 식당에서 띄엄띄엄 앉아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는 예식을 지켜봤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결혼식과 같은 실내 모임 및 행사의 참석 인원이 50명 미만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시내 한 예식장의 피로연 식당이 텅 비어있다. 하상윤 기자
23일 서울 시내 한 예식장의 피로연 식당이 텅 비어있다. 하상윤 기자

“결혼식에 직접 가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미처 예식장을 찾지 못한 친지들이 보내온 영상메시지가 차례로 재생될 때 하객들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마스크를 낀 채 진행된 단체 기념사진을 끝으로 결혼식은 마무리됐다. 이날 예식에서는 피로연 자체가 생략됐다. 많은 인원을 분산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서다. 피로연 식당엔 텅 빈 식탁과 배식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예식장의 한 관계자는 “마스크를 벗은 채 실내 공간에서 이뤄지는 단체식사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사진촬영까지 마친 하객들은 식권을 와인, 홍삼 등 답례품으로 교환해 식장을 떠났다.

 

하상윤 기자 jony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