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의 작품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사단법인 웹툰협회(회장 전세훈)가 24일 몇몇 단체의 주장과 행태에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논란이 된 기안84의 작품은 웹툰 ‘복학왕’이다. 이 작품이 여성혐오(여혐) 및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기안84는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유니브페미 등 몇몇 단체들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안84의 작품 연재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웹툰협회는 “기안84의 작품에 대한 가치 평가를 하지 않는다”면서 “여성혐오, 성소수자와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비하와 조롱의 혐의에 바탕한 독자 일반의 여하한 문제 제기와 비판의 함의는 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통감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작가와 작품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나 작가 퇴출, 연재 중단 요구는 파시즘”이라며 “비판과 견해의 도를 넘은 위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웹툰협회는 “만화계에 대한 대표성이 없는 소위 ‘만화계성폭력대책위’라는 단체의 ‘성평등한 작품을 위한 주의점’ 지침 발표 등 일련의 처신도 유감”이라며 “우리 사회의 성평등 지수를 높이는 실천 기제로 전혀 무가치하다고 무시할 수 없고 실천해야 할 당위에도 동의하지만, 이를 명분으로 작가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상상을 제약하고 탄압의 근거로 기능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웹툰협회는 이어 “대중예술 전 영역에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훼손하려는 일체의 부조리한 시도와 위력은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는 당위 앞에 사단법인 웹툰협회와 웹툰 관련 단체, 여타의 대중예술 단체와 작가, 종사자들 모두가 함께 해달라”고 제안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