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경인아라뱃길 인근에 공급한 김포 고촌물류단지 내 150억원짜리 땅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과거 땅을 매입한 민간사업자는 분양 시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단일 용도로만 제한됐고, 유치가 거의 임박했던 한국마사회의 화상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도 김포시에서 개설 동의·취소를 번복하며 결국 백지화돼 시행사와 관할 지자체 책임을 묻고 나섰다.
24일 김포시,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 등에 따르면 김포물류단지는 총사업비 4400여억원, 면적 89만4000㎡ 규모로 2012~2013년 순차적 단지 준공과 더불어 분양이 이뤄졌다. 단지는 사실상 공급이 완료됐으며 공원·도로 등 모든 기반시설물도 시로 이관을 마쳤다. 현지 대표적 입점업체로는 프리미엄 아울렛과, 여객터미널을 비롯해 컨테이너 및 화물부두 등이 있다.
하지만 한가운데 1만여㎡ C1-1·2(고촌읍 전호리 671·672)는 2015년 150억원대에 주인을 찾았지만 부지를 활용하지 못한 채 아직 허허벌판으로 남겨졌다. 토지주는 근본적 문제점으로 불합리한 지구단위계획을 들고 있다. 해당 토지는 수공이 조성할 당시 문화집회시설 용도로 공연장, 집회장, 관람장(경마·경륜·경정장 등 관람석 바닥면적 합계 1000㎡ 이상), 전시장, 동·식물원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는 2016년 6월 장외발매소 모집공고에 따라 한달 뒤인 7월 시로부터 동의서를 발급 받았다. 시는 레저세나 지방교육세 등 연간 30억원의 세수와 1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며 개설 동의서를 내줬다. 이후 8월 마사회 현장 실사와 이듬해 사행성 감독위원회 사정 협의까지 마쳤지만, 이 소식을 들은 입주기업들이 물류단지 목적에 어긋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시가 2017년 6월 부정적 여론 등을 이유로 기존 동의를 철회하자 그해 12월 마사회는 ‘김포 장외발매소 후보지’ 선정을 취소했다.
토지주는 2년 넘게 공들인 사업이 물거품이 된데 더해 착공한 문화집회시설이 사업성 저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안으로 용도를 변경해 물류창고라도 짓고자 구상했지만 이마저도 시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 물류단지 내 시설의 용도변경은 관련 법령(물류시설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할 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요청으로 경기도가 승인하도록 돼 있다.
어떻게 보면 김포시 입장에서는 최초 지구단위계획에 관여치도 않았고, 이제 상위 지자체로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껄끄러운 모양새다. 더욱이 C1-1·2 이외에서는 별다른 잡음이 없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물류·산업단지는 부분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게 오히려 불합리하다. 그야말로 전체적인 시설이 기능을 못할 정도라면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분양 때 정해진 용도를 알고 매입했을 텐데 차후에 개별적으로 개선을 요구한다면 수용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포=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