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지 약 3개월 만에,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에게 백인 경찰이 총격을 가한 일이 또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쯤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독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날 ‘가정 문제’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블레이크에게 테이저 건을 쏜 데 이어 자신의 차로 걸어간 그의 등 뒤에서 총 7발을 발사했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총격 직후 한 여성이 블레이크의 차량으로 달려와 어찌할 줄 몰라하는 모습도 담겼다.
특히 당시 차 안에는 블레이크의 세 아들도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의 총격을 목격한 아이들의 심리에도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
위스콘신주 법무부가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며, 당시 사건에 연루된 경찰들은 모두 휴직에 들어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건 현장 영상이 확산하면서 다시 흑인 사회는 분노로 들끓었다.
사건 현장에 모인 시위대는 경찰들을 향해 벽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당국은 시위가 악화될 조짐이 보이자 이튿날(24일) 오전까지 시 전체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해산을 시도했다.
정치권도 이번 사건을 맹렬히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인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경찰이) 위스콘신 지역 흑인 시민들에게 무력 대응하거나 과도한 무력을 쓰는 것에 반대한다”고 경찰의 총격 사건을 비난했다.
같은 당 소속으로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조 바이든 후보도 성명에서 “오늘 이 나라는 또 다른 흑인이 과도한 공권력의 희생자가 됐다는 분노와 슬픔 속에 아침을 맞았다”며 당국의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캠프 측에서는 경찰이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5월25일 흑인 남성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지 사건이 발생했으며, 경찰의 폭력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진 바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