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 국민에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지사는 25일 페이스북에서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선별지급론과 같은 어리석음을 놓고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전 국민 대상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경제 위기는 공급이 아니라 수요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며 "수요역량 강화에 집중해 수요확대로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재난지원금이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경제' 정책인 이유"라고 했다.
그는 "적극적인 재정 집행이 방역 성공률을 높이고 오히려 재정 건전성도 덜 악화시킨다는 한국금융위원회의 의견도 있다"며 "실제로 금융위기 때 긴축으로 실업률과 자살률이 올라간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아이슬란드는 재정 건전성보다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해 국가채무비율을 되레 낮추고 경제가 더 빨리 많이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지사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선별 지원 주장은 겉으로는 서민을 위하는 것 같지만, 본질적·장기적 측면에서는 서민복지를 고정해 부자의 부담증가를 막는 교묘한 전략으로 미래통합당의 기본전략"이라며 "국민을 통합해야 할 국가는 서러운 지원 대상자와 억울한 지원 제외자로 나눠 국민을 갈등하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액납세자의 조세부담 증가를 막고, 서민지원(복지)총량을 늘리지 못하게 하는 선별지원 정책 포기는 미래통합당이 부자기득권 정당의 오명을 벗는 길"이라며 "미래통합당이 상식과 국민의 뜻에따라 진정한 친서민 국민정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국채발행을 재원으로 한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는 3개월 이내 소멸하는 지역 화폐로 개인당 30만원을 지급하는 게 적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2차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50%에만 지급하자"는 의견이 나오자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별 지급 주장은 상위소득 납세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자 여당의 보편복지 노선에서 보면 어불성설"이라며 전 국민 대상 지급을 촉구했다.
경기도도 같은 날 '2차 재난지원금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청와대와 총리실에 전달했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방역 집중 우선"이라며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를 보류한 상태다.
한편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4일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의견에 대해 "고소득자를 제외하면 절대 정책을 확대할 수 없다"며 전 국민 지급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이 지사는 이날 뉴시스와의 대화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자기 세계에 빠져 고집을 부리면 안 된다. 합리적인 다른 사람의 얘기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세금 많이 낸 사람들도 국민이다. (재난지원금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경제 회복을 위한 수요 촉진 정책이라는 생각을 안 한다"며 "기업에 주는 건 투자고, 개인에게 주는 건 낭비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위 50% 산정 시 집, 수입, 현금자산, 부동산, 부채까지 계산하면 정확한 분류도 어려운 데다 시간도 걸려 적절한 지급 시기를 놓칠 수 있고, 작년 소득 기준이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2년 전 아동수당 10만원을 선별지급하려다가 예산과 인력이 과다하게 투입되자 전체 지급으로 바꾼 사례가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지사는 "우리는 해결책 찾았었다.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안 쓰면 없어진다 하니까 13조원 가지고 전 동네가 대목을 봤다"며 "경제관료나 정치인들은 묘한 고집이 있어 눈으로 보고도 안 믿는다. 합리적인 정책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결국 세금 많이 내는 사람이 부담하는데 고소득자라고 제외하면 마음속으로 절대 하고 싶지 않아져 이런 정책을 확대할 수 없게 된다"며 "정치라는 게 사람들의 진심에 접근해 의사 결정해야지 드러나는 얘기에 집중하면 그건 포퓰리즘이 된다"라고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