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들 의혹’에 역정 낸 추미애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하라”

여당 의원까지 “자꾸 억울하다고 하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캐묻는 야당 의원을 향해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를 하세요”라며 역정을 냈다. 유독 아들 관련 의혹 제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추 장관이 또 다시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추 장관은 ‘검언유착’(검찰과 언론의 유착)이나 ‘장관 흔들기’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여당 의원까지 나서서 추 장관에게 답변을 신중히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 당시 추 장관이 “아들이 입대 후 무릎이 아파 병가를 얻어 수술했다”고 발언한 영상을 재생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전 의원은 “병무청으로부터 2016년 7월∼2020년 6월 카투사 4000명에 대한 기록을 받았는데, (추 장관 아들 성씨인) 서씨 중에 진료 목적으로 휴가를 간 사람 4명은 2017년 6월25일 이후여서 추 장관 아들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군대 미복귀 시점인 2017년 6월25일 이전인데, 병가 기록이 전혀 없다”면서 “청문회 때 장관이 위증을 한 건가, 아니면 병무청과 국방부가 자료를 은폐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아마 의원님이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자료를 구할 수 없어 외곽을 통해 추정하는 것 같다”며 “검찰이 지금이라도 당장 수사를 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은 현재 서울동부지검이 수사하고 있다. 전 의원이 다시 “수사를 하라, 이것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마찬가지로 (수사)지휘권 발동을 하라”고 따지자 추 장관은 “수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라고 받아쳤다.

 

전 의원과 추 장관의 언쟁을 지켜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장관 본인이 아무리 억울해도, 자꾸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억울하다고 하면 일선 검사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답변을 신중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소 의원은 고검장 출신이다. 추 장관은 지난달 27일 법사위에서도 아들 의혹을 지적하는 통합당 윤한홍 의원에게 “소설을 쓰시네”라고 했다 언쟁으로 번지는 등 아들 의혹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통합당 의원들은 추 장관이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였음에도 아들 의혹을 꾸준히 물고 늘어졌다. 통합당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의혹을 폭로한 당시 당직사병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검찰이 이 사람만 조사하면 끝나는데 왜 안되나”라고 질의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검찰 수사 지연을 지적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아주 쉬운 수사를”이라며 “이게 검언유착이 아닌가, 장관 흔들기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조 의원은 추 장관에게 “소설을 쓰시네”란 발언에 유감을 표명할 계획이 있냐고도 물었는데, 장관은 “질의 자체가 인신공격이었다”는 말로 그럴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