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vs 이재명, 재난지원금 놓고 신경전…막 오른 與 차기 대권 경쟁

이낙연 “소비하러 다니면 코로나는 어떡하나”
이재명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30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돈 줘서 소비하러 다니면 코로나는 어떡하나”(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

 

“디지털사회다.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쓸 수 있다.”(이재명 경기지사)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기 대권 주자 간 신경전이 불붙었다. 특히 유력 당권 주자인 이 의원의 대표실 입성 여부를 놓고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 지사가 견제구를 날리는 것처럼 보인다. 여권 차기 권력 구도 개편이 임박한 가운데 유력 대권 주자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두 주자가 경쟁이 서막을 알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낙연 “지금 상황은 유동적…논란에 빠질 때 아냐”

 

이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지금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몇 퍼센트로 하느냐 같은)그런 논란에 빠질 때가 아니다”라며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경제적 대처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재난지원금을 썼는데 사태가 더 악화된다고 그러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사태가 더 커진다면 재난지원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것을 감안하지 않고 재난지원금 방법이나 액수 먼저 따진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뜻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소비가 너무 위축되어 있으니까 살리자,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막상 돈을 주어서 소비하러 많이 다닌다면 코로나는 또 어떻게 될까. 그런 걱정도 당연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선별 지원이 더 맞지만 현재 코로나19 확산 수위가 거세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재명 “상위 소득자도 어렵다…왜 차별하나”

 

같은 시간 이 지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 의원과는 다소 결이 다른 주장을 펼쳤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신속하게 지원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대표주자다.

 

이 지사는 이 의원의 주장에 직접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정반대 입장이다. 그는 “이제는 디지털 사회라서 식당에 모여서 꼭 밥 안 먹어도 된다”며 “배달시키면 되는 것이고, 온라인 경제나 디지털 경제가 발전해 있어서 얼마든지 돈 쓸 수 있고 돈이 없어서 못 쓰지, 쓸 기회가 없어 못 쓰겠는가”라고 맞섰다. ‘소비하러 다니면 코로나는 어떡하느냐’는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지사는 “다 똑같은 국민들이고 다 어렵고, 상위 소득자도 다 소득 줄었다”며 “특히 상위 소득자들이 낸 세금으로 집행하고 지금 국채를 발행해도 나중에 결국 상위소득자들이 내는 세금으로 갚아야 될 판인데 그걸 왜 그들을 그렇게 차별하려고 하느냐”고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세계일보 통화에서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주자 간 차기 경쟁이 슬슬 달아오르는 것 같다”며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이 지사가 지지율을 발판 삼아 견제구를 날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