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의사 연봉 5억… 처우 개선 얼마나 더 해줘야 하나”

나순자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한국, 일반 병원 노동자와 의사의 임금 격차 가장 큰 나라”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환자용 휠체어가 놓여 있다. 뉴시스

26일 결국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의사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보건계에서 의사들의 처우 개선 요구가 무리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의협 등의 주장과 달리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더불어 현장에서 의사 수가 무척 부족하고 그에 따라 의사들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나순자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장에서 기본적인 상처 소독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들이 당일 환자는 안 받고 있다. 응급실로 오는 환자를 의사가 없다고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을 4000명이 아니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년간 의대 정원이 단 한 명도 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전공의 특별법 제정으로 전공의들의 노동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줄어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있다는 게 이유다.

 

또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해 평균 진료 횟수도 높다는 점도 제시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4회와 비교하면 2.3배 높은 연간 17회 수준이다. 수요는 많은데 현장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나 위원장은 비인기과 의사 부족이 심각하다며 의대 정원 확대보다 처우 개선을 먼저 요구하는 의협의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위원장은 “최근 한 지방의료원에서 의사 뽑기가 어려워 연봉을 5억 3000만원을 주고 계약했다”며 “우리나라는 일반 병원 노동자와 의사들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도대체 처우를 얼마나 개선해줘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일침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부터 돌입한 2차 총파업에 정부가 수도권 지역 전공의·전임의들을 대상으로 환자 진료 업무에 복귀를 명령한 것과 관련 “정부가 무리한 행정 처분을 하면 무기한 총파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유튜브로 진행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의사들이 왜 파업을 했겠느나, 사회적 요구사항이 생겼을 때 최종 수단이 많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 수단인 파업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이유 막론하고 파업으로 국민에게 불편함을 줘서 송구하다. 정부가 전공의에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린 것 자체가 악법”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