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전 국민 대상 1인당 30만원’을 재차 강조하며 이는 3, 4차 재난지원금 지급까지 전제로 한 액수라고 언급했다. 그는 여당 일각과 야당에서 제기된 재난지원금 선별지급론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액수로 30만원을 제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보통 150만원에서 200만원 이상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며 “해외 사례나 우리 경제 규모나 부채 비율 부담 등을 다 고려해서 우리도 최하 100만원 정도를 지급해야 하고 이걸 3, 4회로 나눠서 지급하는 게 경제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전(1차 재난지원금)에 (1인당) 26만원 정도 준 거고 평균적으로, 이번에도 30만원 정도를 지급하고 최소한 앞으로 한 두 번 더 상황이 악화할 것이기 때문에 지급해야 된다고 계산해서 이번은 두 번째니까 30만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덧붙였다. ‘3, 4차 지급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전제하고 접근하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지사는 “당연한 것”이라고 답했다.
차기 대권을 두고 이 지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 후보가 ‘코로나19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경제적 여파가 어떨지 가늠하기 힘든 상태에서 재난지원금을 미리 지급하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이 지사는 “객관적으로 보면 이번 봄 사태(1차 유행)보다 현재가 어려운 건 분명하다”며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다만 정부가 소극적인,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이해를 해줘야 한다”며 “최종 책임을 지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재정건전성 얘기가 나오는 것을 두고는 “제가 단언하는데 이 30만원 정도 지급을 50번, 100번 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며 “서구 선진국들의 평균적인 국가부채율이 110%를 넘는 상태에서 보통 10%에서 30% 정도 국가부채율을 늘리는 과감한 확장 재정정책을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40%에 불과하고 지금 최대 지출한 것 다 따져도 47%인데 30만원을 지급한다고 해도 0.7%정도 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재정지출을 하면 경제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세금으로 환수도 되고 분모가 커지기 때문에 국가부채비율이 떨어진다”며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국가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대 재정지출 여력을 늘리기 위해서 비축해 놓는 건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재정지출을 안 하면 언제 할 거냐”고 되물었다.
민주당 내부와 정부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선별지급론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옛날 생각만 자꾸 하는데,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위기여서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며 “질적으로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경제관료들이나 정부관료들이 대통령의 뜻을 잘 못 받쳐주는 것 같다”고 우회 비판했다. 그는 “딱 한 번 재난지원금 준 것 말고는 다 과거 정책의 확장판들”이라고 정부 정책을 꼬집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선별 지원을 주장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는 “야당이 정신을 차려서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가 싶었는데 최근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보면 바뀐 게 아니라 바뀐 척 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소위 보수야당의 전가의 보도라고 하는 발목잡기, 딴지걸기 아니겠느냐”고 맹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래를 걱정하는 척 하면서 사실은 정부한테 부담을 주는 거고, 이게 국민들이 절반을 나눠주거나 일부만 주고 하면 얼마나 힘들고 화나겠느냐”며 “그럼 결국 원망이 어디로 가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선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이분들 보면 그냥 비협조 정도가 아니라 테러 아니냐,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이웃이나 가족이나 우리 전체를 위해서라도 정말 협조를 해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당 대표가 된 뒤 관계설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특별히 고민할 것 없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필요한 조언이나 의견이 있으면 내되 결정되면 서로 따르고 존중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