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사퇴 압박’에도… 또다시 ‘원칙’ 강조한 최재형

최근 여권 ‘감사원 흔들기’ 속 의지 재확인
“기본 책무 수행에 추호의 흔들림 없어야”
최재형 감사원장.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원의 기본 책무의 충실한 수행에 추호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이날 제72회 감사의날 기념사에서 “모든 감사가 국가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 확보, 예산 누수 방지, 엄정한 공직기강의 확립이라는 기본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고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한 기준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며 “어떤 감사 사항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점검하여 누가 다시 감사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충실하고 공정한 감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평소 강조하는 감사원의 복무 사항이지만 최근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최 원장의 이같은 메시지는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특히 결과 발표가 임박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를 두고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여권의 ‘감사원 흔들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다시 한번 원칙에 충실한 감사 의지를 재확인해서 이목이 집중된다. 최 원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월성 원전 감사와 관련해 “누가 감사해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도록 충실히 감사하겠다”고 밝힌 이후 지속적으로 이 같은 원칙을 강조해왔다.

 

최 원장은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점을 조기에 발견해 바로잡게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받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부가 되도록 해야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 감사원은 적기에 균형 있는 감사를 시행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독려했다.

 

최 원장은 “무엇보다도 시급한 코로나로 인한 위기 상황 극복을 지원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중대한 시기에 공직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 분위기를 확산시켜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소한 과오는 과감하게 면책하고 열심히 일한 공직자가 우대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원장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극복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현장 상황에 맞춰 감사 시기를 조정하고 비대면 감사를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감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이날 감사의날 행사를 취소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