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이 사이버범죄 원흉”…대북 금융해킹 경보에 반발

북한은 최근 미국이 대북 금융해킹 경보를 발령한 데 대해 사실무근이라 반박하며 “미국은 우리를 건드리는 경우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외무성은 30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금세척 및 테러자금지원 방지를 위한 국가조정위원회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담화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각종 범죄 행위를 반대하는 것은 공화국 정부의 변함 없는 입장이며 우리나라에는 각종 사이버 범죄 행위들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이 정연하게 세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미국이 우리의 사이버 위협을 기정사실화하고 공동대처요 뭐요 하면서 분주탕을 피우고 있는 것은 우리의 대외적 영상(이미지)에 먹칠하고 국제적인 대조선 압박 책동을 합리화하려는 음흉한 속심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정작 미국이 국가안보국(NSA)의 프리즘(PRISM)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를 무차별적으로 감시, 도청, 교란하고 있다면서 “사이버 범죄의 원흉인 미국이 사이버 위협에 대해 운운하는 것 자체가 파렴치의 극치이며 언어도단”이라고 비아냥댔다.

 

‘프리즘’은 미국을 지나는 광섬유 케이블에서 이메일 등 인터넷 정보를 수집하는 NSA의 감시 프로그램으로, 미 중앙정보국(CIA) 용역업체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전 세계에 알려진 바 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과 재무부, 연방수사국(FBI), 사이버사령부 등 4개 기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비글보이즈’라고 명명한 북한 해킹팀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한 금융 해킹을 재개하고 있다며 합동 경보를 발령했다. 비글보이즈는 북한 정보기관인 정찰총국의 한 부대로 원격 인터넷 접속을 통해 은행 강탈을 전담토록 한 해킹팀을 칭하는 말이며, 미국이 북한의 다른 악성 사이버 활동과 구분하기 위해 이 명칭을 붙였다.

 

홍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