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규모가 최근 2주간 9배가량 늘어나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도 폭증해 2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닷새 만에 300명대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비상상황이라는 뜻이다.
이번주가 확진자 증가 추세가 꺾일지 확산할지 가늠하는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시민들이 앞으로 8일간 ‘짧고 굵게, 확실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을 수 있다. 서울시가 다음달 6일까지 멈춤주간을 설정하는 등 당국이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를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역학조사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수도권의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어 역학조사 지원팀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에 다다르는 상황”이라며 “확진자 규모는 물론 사람 간 만남이나 접촉을 줄여야 역학적 대응도 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n차 전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 관련자들이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는 등 진단검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적절한 방역조치의 장애물이다.
방역당국이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확보한 명단은 29일 오후 6시 기준 5281명으로 이 가운데 2046명은 진단검사를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035명에 달한다.
광화문 도심 집회와 관련해서는 이동통신사 기지국 정보 및 버스 탑승자 명단 등으로 집회 참석이 확인된 5만5488명 중 4만163명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집회 관련 확진자는 369명이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다음달 6일까지를 ‘천만 시민 멈춤 주간’으로 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1일부터 8일간 밤 9시 이후의 서울 시내버스 운행이 감축된다. 혼잡노선·심야·마을 버스를 제외한 325개 노선의 야간 운행 횟수가 910회 줄게 된다. 정 본부장은 “짧고 굵게, 확실하게 철저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만 현 시점에서의 코로나 유행을 차단할 수 있다”면서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지금의 위기 국면을 전환하는 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5일(280명) 이후 닷새 만에 3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99명 늘어 총 1만969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남혜정·송민섭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