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수출 규제’ 카드로 맞불… 美 기업들 인수 협상 차질 모기업 바이트댄스 “中 규제 준수” 中, AI 등 수출제한 목록 수정해 2주내 불허 땐 협상 결렬 불가피 美도 틱톡 자국내 사용 금지할 듯 美·中 기술패권 힘겨루기 본격화
중국 정부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매각에 ‘기술 수출 규제’ 카드로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오러클, 월마트 등과의 매각 협상이 연기되는 등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오는 15일까지 매각 협상이 종료되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틱톡 인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정부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면서 틱톡 매각 협상이 향후 2주 이내에 종료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바이트댄스는 당초 지난 주말에 인수 의향을 밝힌 미국 기업 중에서 한 곳을 선정해 배타적인 협상을 할 예정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난 28일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수출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했고, 수정 목록에는 음성·문자 인식 처리, 사용자에 맞춘 콘텐츠 추천, 빅데이터 수집 등 인공지능(AI) 분야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틱톡 매각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처라는 게 미국 측 분석이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30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상무부가 수출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한 것에 주목하고, 앞으로 ‘중국 기술 수출입 관리 조례’와 ‘중국 수출제한 기술 목록’을 엄격하게 준수해 기술 수출에 관한 업무를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곧 중국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은 뒤에 미국 기업에 틱톡의 일부 사용권을 넘기겠다는 뜻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향후 2주 이내에 틱톡 매각 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커 틱톡 매각 협상은 중대한 고비에 직면했다. WSJ는 “매각 협상이 백지화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 협상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매각 협상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으나 이 협상을 결렬시킬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틱톡 매각 협상 결렬, 매각 대금 상향 압박, 매각 조건 제시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NYT는 또 “중국 정부가 개입하면 중국에서도 비즈니스를 하는 미국 기업들이 틱톡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틱톡 인수전에는 MS, 오러클, 유통업체 월마트 등이 뛰어들었고, MS와 월마트는 공동인수를 위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틱톡 매각 협상은 향후 미·중 관계에도 중대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틱톡 매각에 제동을 걸면 트럼프 정부는 즉각 틱톡의 미국 내 사용금지 명령을 내리고, 미국 기업인 애플과 구글 등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틱톡 앱을 삭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NYT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