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우리나라 쪽으로 북상 중인 가운데 기상청이 “(제8호 태풍) ‘바비’와 다르다”라며 주의를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전 우리나라가 마이삭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이날 밤 전남, 2일 오후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마이삭의 강도는 1일 오전 3시 기준 ‘강’에서 ‘매우 강’으로 격상됐다. 일본 오키나와 서남서쪽 약 16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km로 북북서진 중이다.
마이삭은 이날 오후 9시쯤 비상구역 내 진입하고, 2일 저녁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3일 아침 동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 가장 근접하는 시기는 제주 기준 2일 밤, 내륙 기준 3일 새벽이다. 특히 3일 새벽을 전후해 부산 인근에 상륙한 뒤 경남 지역 도시들을 관통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가까운 제주와 경남의 경우 100~300mm의 많은 비가 오겠으며, 서울·경기도 등 그 밖의 지역은 100~2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 기상청 “마이삭, 바비와 달리 비와 바람이 모두 강할 것”
마이삭은 많은 비와 함께 거센 바람을 동반해 바비보다 강할 것으로 우려된다.
마이삭의 중심기압은 940hPa, 강풍반경은 약 380㎞이고, 최대풍속은 시속 169㎞(초속 47m)에 달한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가 넘으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가 날아가고 달리는 차가 뒤집힐 수도 있다.
이에 따라 1일 밤 제주도를 시작으로 2~3일 남부지방과 강원 영동에서 최대순간풍속 시속 72~144km(초속 20~40m), 제주도와 경상 해안은 시속 108~180km(초속 30~5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중심기압 등으로 보면 바비와 비슷한 강도지만, 서해상으로 이동 경로가 바뀌면서 내륙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바비보다 한반도에 더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마이삭은 130여명의 인명 피해를 내며 ‘사상 최악의 태풍’ 중 하나로 꼽히는 2003년 태풍 ‘매미’보다 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는 3일 마이삭 상륙 시점의 풍속은 매미 때보가 강한 초속 40m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마이삭은 중심기압으로 보면 바비와 거의 비슷한 강도”라면서도 “서해상을 지나 내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바비와 달리 마이삭은 부산 인근을 지나며 강풍반경 내 다수의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그 영향력은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