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아니라 매미급” 태풍 마이삭 안심 말라고 경고한 기상청

기상청 “제9호 태풍 마이삭 북상 중… 제주 기준 2일 밤, 내륙 기준 3일 새벽 우리나라 근접” / 2003년 사상 최악의 태풍 ‘매미’보다 강력할 수도”
제8호 태풍 ‘바비’가 영향을 끼친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출근길 풍경.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우리나라 쪽으로 북상 중인 가운데 기상청이 “(제8호 태풍) ‘바비’와 다르다”라며 주의를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전 우리나라가 마이삭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이날 밤 전남, 2일 오후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마이삭의 강도는 1일 오전 3시 기준 ‘강’에서 ‘매우 강’으로 격상됐다. 일본 오키나와 서남서쪽 약 16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km로 북북서진 중이다.

 

마이삭은 이날 오후 9시쯤 비상구역 내 진입하고, 2일 저녁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3일 아침 동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 가장 근접하는 시기는 제주 기준 2일 밤, 내륙 기준 3일 새벽이다. 특히 3일 새벽을 전후해 부산 인근에 상륙한 뒤 경남 지역 도시들을 관통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가까운 제주와 경남의 경우 100~300mm의 많은 비가 오겠으며, 서울·경기도 등 그 밖의 지역은 100~2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 기상청 “마이삭, 바비와 달리 비와 바람이 모두 강할 것”

 

마이삭은 많은 비와 함께 거센 바람을 동반해 바비보다 강할 것으로 우려된다.

 

마이삭의 중심기압은 940hPa, 강풍반경은 약 380㎞이고, 최대풍속은 시속 169㎞(초속 47m)에 달한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가 넘으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가 날아가고 달리는 차가 뒤집힐 수도 있다.

 

이에 따라 1일 밤 제주도를 시작으로 2~3일 남부지방과 강원 영동에서 최대순간풍속 시속 72~144km(초속 20~40m), 제주도와 경상 해안은 시속 108~180km(초속 30~5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중심기압 등으로 보면 바비와 비슷한 강도지만, 서해상으로 이동 경로가 바뀌면서 내륙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바비보다 한반도에 더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마이삭은 130여명의 인명 피해를 내며 ‘사상 최악의 태풍’ 중 하나로 꼽히는 2003년 태풍 ‘매미’보다 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는 3일 마이삭 상륙 시점의 풍속은 매미 때보가 강한 초속 40m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마이삭은 중심기압으로 보면 바비와 거의 비슷한 강도”라면서도 “서해상을 지나 내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바비와 달리 마이삭은 부산 인근을 지나며 강풍반경 내 다수의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그 영향력은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