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프로야구 경기가 없었던 지난달 31일 밤 KBO 사무국은 발칵 뒤집혔다. 한화 2군에 있던 투수 신정락(33)이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로는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KBO는 서산 2군 훈련장에 있던 한화 2군 선수와 직원 40명 전원에게 곧바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게 했다. 1일 서산에서 예정됐던 두산과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도 취소했다. 여기에 2군에 있던 한화 선수 2명이 최근 1군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혹시나 1군 정규리그까지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했다.
이렇게 집단감염 우려를 낳은 프로야구가 다행히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KBO는 1일 한화 2군 40명 전원, 그리고 1군에 올라온 선수 2명과 이들의 룸메이트 2명 등 총 4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혼란 가운데서도 반가운 얼굴이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지난 6월25일 두산과의 홈경기 더블헤더 1차전 도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염경엽(52·사진) SK 감독이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68일 만에 사령탑 자리로 돌아왔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지만 염 감독이 치러야 할 남은 48경기는 험난하다. 당장 이미 시즌 9위로 처지면서 가을야구 진출은 불가능에 가까워진 데다가 복귀전부터 3연패를 탈출해야 하는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남은 시즌 염 감독이 건강을 유지하면서 팀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야 내년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 염 감독의 지휘 아래 SK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