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출신 합참의장 가고… 학군 출신 육참총장 오나

떠나는 박한기 합참의장 학군 21기 출신
육군총장 후보 남영신 사령관 학군 23기
ROTC 출신들 사이에 아쉬움·기대 ‘교차’
거수경례를 하는 박한기 합참의장. 전역을 앞둔 그는 창군 이래 학군(ROTC) 출신으로 2번째 합참의장을 지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3사 출신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국방장관이 되면 창군 이래 첫 3사 출신 장관에 해당한다.”

 

“요즘 육사 출신이 요직에서 배제되더니 처음으로 육사 출신 서욱 장군이 국방장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국방부 장관 교체 인사를 전후해 쏟아진 군 안팎의 반응이다. 3사(육군3사관학교)냐, 육사(육군사관학교)냐에 온통 관심이 쏠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학군’으로 불리는 학생군사교육단(ROTC) 출신 현역 및 예비역 장교들 입장에선 다소 서운했을 법도 하다.

 

1일 군 안팎에 따르면 국방장관에 이은 합참의장 인사로 제대를 앞두게 된 박한기(60) 현 합참의장의 ‘퇴장’ 소식에 ROTC 출신들의 아쉬움이 크다. 문 대통령은 박 의장 후임으로 공사 출신인 원인철 현 공군참모총장을 내정한 상태다.

 

박 의장은 육사도, 3사도 아닌 학군(21기) 출신으로 ‘군 서열 1위’ 합참의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서울시립대 79학번(건축학과)으로 대학 재학 중 ROTC 과정을 이수하고 1983년 졸업과 동시에 소위로 임관한 뒤 37년간 군복무를 한 끝에 4성장군으로서 영예롭게 군문을 나서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왼쪽)이 아직 중장이던 시절 그의 삼정검(한국군 장성을 상징하는 칼)에 수치(綬幟·포상할 때 주는 끈으로 된 깃발)를 달아주는 모습. 문 대통령이 남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에 임명하면 창군 이래 첫 학군(ROTC) 출신 육참총장이 탄생한다. 연합뉴스

창군 이래 학군 출신 합참의장은 박 의장이 2번째다. 김대중정부 초대 합참의장(1998년 3월∼1999년 10월)을 지낸 김진호 전 한국토지공사 사장이 ROTC 2기(고려대 사학과) 출신이었다. 이번에 박 의장이 물러나면 또 학군 출신 중에서 합참의장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육해공군 모두 학군 장교가 있지만 4성장군인 대장까지 배출된 곳은 육군뿐이다. 박 의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하며 제2작전사령관에 임명됐다. ROTC 출신 대장으로는 6번째에 해당한다.

 

현재 우리 군에는 박 의장 말고 학군 출신 대장이 1명 더 있다. 바로 남영신(58)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이다. 그는 동아대 81학번(교육학과)으로 재학 중 ROTC 과정을 이수하고 1985년 소위로 임관했다. 학군 기수로 따져 박 의장보다 두 기수 후배인 23기다. 현 정부 들어 국군기무사령관에 임명돼 기무사를 지금의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탈바꿈시키는 개혁을 주도했을 만큼 청와대의 신뢰가 두텁다. 지난해 4월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하며 지상작전사령관에 임명됐다.

 

서욱 현 육군참모총장이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사실상 공석이 된 육군참모총장 후보로 남 사령관 이름고 곧잘 거론된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창군 이래 첫 학군 출신 육참총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ROTC 현역 및 예비역 장교들 입장에선 학군 출신 합참의장을 아쉽게 떠나보내는 대신 새롭게 학군 출신 육참총장을 맞이하는 셈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