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홍남기 저격 “살기 위해 소비는 계속돼야… 전문가 오만에서 벗어나라”

홍 부총리, 이재명 향해 “책임없는 말” 비판하며 통합당 의원 “철없는 얘기” 동조 / 이재명 2차례 페북 글 통해 홍 부총리 저격 / “모든 것은 안다는 전문가의 오만과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야”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과 관련해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하고“철없다”라고 동조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연일 비판했다.

 

이 지사는 홍 부총리에게 “모든 것을 안다는 전문가의 오만이나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님께 드리는 5가지 질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너무 힘들고 경제 상황 악화가 예정된 지금 재정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재정 경제정책 총책임자이신 부총리님께서 부족함이 많은 저의 질문이지만 진지한 답변을 부탁드린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홍 부총리의 생각인) 선별지급과 달리 보편지급이어서 재정 건전성을 해친다는 식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서구 선진국들이 국가부채를 늘리며 전 국민 소비지원에 나선 것은 오류인가”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부총리가 가장 중시하시는 우리 국가부채는 40%대로 외국 평균(11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라며 “현재 재정지출이 경제정책이라면 정책 혜택을 국민이 모두 고루 누리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기초연금에서 선별지급을 주장하는 보수 야당과 싸우며 민주당이 쟁취해 온 보편복지와 공평의 가치에서 이번에는 왜 벗어나려는 것이냐”라며 “빚을 내 소비하는 것(부채 성장)도 한계에 이른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쳤으니 정부재정지출은 소비확대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비대면으로 소비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살기 위해 소비는 계속해야 한다”라며 “혹시 미래통합당 모 의원 말씀처럼 코로나 때문에 소비할 기회가 없어 경제효과가 별로 없을까 우려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을 1인당 30만원씩 2∼3번 더 지급해 국가부채율이 2∼3% 올라가더라도 국가재정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재난지원금 전 국민 보편지급을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모든 것은 안다는 전문가의 오만과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리인의 의무라고 믿는다”고 당부하며 글을 맺었다.

 

◇이재명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50번,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이 지사의 라디오 인터뷰 내용에 관해 “책임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임이자 통합당 의원이 “철없는 발언”라고 하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이 지사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의 발언을 두고 “철없는 얘기”라고 비판한 임이자 통합당 의원에게 동조한 홍 부총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통합당이야 그렇다 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남기 부총리께서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라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발언을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라고 두 사람이 왜곡했음을 분명히 했다. 이 지사는 당시 발언이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못하는 건 아니라며 지급 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100번을 지급해도 서구선진국 국채비율 110%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재정건전성이 좋으니 한 번 추가지급할 재정여력은 충분함을 강조한 발언임을 정말로 이해못한 걸까?”라고 물었다.

 

또 그는 “존경하는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뼈 있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