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이어 2020년 대선에도 개입하려고 가짜 계정을 개설해 운영해온 사실을 적발했다고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페이스북은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댓글 부대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와 연계된 가짜 계정 13개와 2개 페이지를 적발해 삭제했다고 말했다. 트위터도 이날 러시아 측이 미국 대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운영하는 5개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증거물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제공한 IRA에 관한 정보를 토대로 러시아 측의 가짜 계정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IRA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 특정 페이지를 후원해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IRA는 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원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고 미 상원 정보위가 최근 초당적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번에도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를 깎아내리고,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미국의 정보기관은 러시아와 중국 등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지원 활동을 하고 있고,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낙선 운동을 하고 있으나 러시아보다 중국의 활동이 미국 선거에 더 큰 위협이라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러시아 정보원들이 페이스북에 가공의 인물을 만든 뒤 ‘피스데이터’라는 신규 사이트로 사람들을 유인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진보 성향의 글로벌 뉴스 조직인 것처럼 꾸며져 있으나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 노선을 옹호하고 있다. 페이스북으로부터 데이터를 넘겨받은 네트워크 분석회사 그래피카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 정보원들의 공작이 소규모이나 좌파 유권자층을 겨냥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떨어뜨리려는 과거의 시도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