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사실 될까?…추미애 아들 '군 특혜 휴가' 논란 새 국면

“사생활인 것을… 보좌관이 굳이 이런 걸 문의하나 생각”
통합당, 軍관계자 녹취록 공개
전날 秋장관 “그런 사실 없다” 부인
아들 특혜 휴가 의혹 새국면 맞아
당시 휴가 승인권자였던 중령도
“보좌관이 휴가 연장 문의” 진술
노영민 “秋 임명과정 문제 없어”
박용진 “논란 자체가 안타까워”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왜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좌관님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

미래통합당이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씨의 ‘군 휴가 미복귀 및 특혜 휴가 연장’ 의혹과 관련해 당시 부대 관계자 A대위의 육성 진술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원식 의원실 보좌관과 복수의 군 관계자 간 통화 내용을 담은 78분 분량의 녹취 파일 중 3분가량을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로 제시했다. 추 의원 보좌관이라는 인사가 서씨 부대에 전화를 걸어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것이 통합당의 주장이다. 추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에서 “그런 사실(보좌관이 전화를 한 일)이 없다”고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통합당의 주장이 사실로 판명되면 추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통합당에 따르면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의혹은 크게 △군의관 소견서나 외진 기록 등 관련 기록 없이 처리된 병가를 둘러싼 의문 △두 차례 병가 이후 개인연가 특혜 의혹 등 두 가지다.

통합당은 아들 서씨가 1차 병가 이후 부대 미복귀 상태로 연달아 2차 병가를 사용했고, 병가가 끝난 뒤에도 이틀 동안 미복귀했으며, 이후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사후 휴가 처리’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녹취 파일에 등장하는 A대위는 서씨의 휴가 관련 참모 장교다. A대위는 신 의원실 보좌관과의 통화에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이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느냐 문의 전화가 왔다고 그랬죠”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A대위는 이어 “바쁘다고 쳐도 사생활인 것을… 왜 추미애 보좌관님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가운데)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병가 의혹과 관련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녹취 파일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이자 당시 서씨의 휴가 승인권자였던 B중령도 ‘추미애 보좌관’이라는 인물이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연장을 문의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B중령은 “병가를 연장할 수 없냐, 그런 전화를 받은 거 같고 지원장교가 안 된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통합당 전주혜 의원실에 따르면 추 장관 아들 서씨는 21개월간 육군 카투사에서 근무하면서 연가와 특별휴가, 병가 등 총 58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이 중 병가 19일에 대해서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통합당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추가 행정조치를 완벽히 해놓아야 했는데 일부 안 됐다”며 ‘행정절차상 오류’라고 해명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추 장관에 대한 인사검증 문제를 지적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검증과정에서 장관으로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며 “임명에 문제 있다면 제 불찰이지만 저희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추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해 “공정과 정의를 다루는 장관이 이런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일단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교육과 병역 문제는 국민에게 역린의 문제고, 공정과 정의에 있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과 아들에 대한 수사는 지난 1월 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이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통합당은 고발장이 접수된 지 8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추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아주 쉬운 수사”라고 일축했다.

 

장혜진·이창훈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