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고객이 담보물 임의처분해도 '기한이익 상실' 즉시 못 시킨다

앞으로 고객이 담보물 등을 임의처분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더라도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즉시 기한이익을 상실시킬 수 없다. 고객에게 이의제기나 원상회복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으면 고객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한이익이 상실되면 차주는 만기 전이라도 채무를 상환해야 하고, 기한이익 상실시점 이후부터는 연체가산이자를 부과받는다.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여전사의 할부금융·리스 등 여신금융거래 약관 내용 중 ‘불합리한 기한의 이익 즉시 상실조항’에 대해 개선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여전사와 고객이 체결한 계약에는 기본적으로 여신금융협회가 제정한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이 적용되는데, 해당 약관에 따르면 고객이 담보물건을 임의로 양도해 금융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금융회사가 10일이상의 기간을 정해 독촉하고, 그 통지의 도달일부터 해당 기간이 경과해야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사가 사용 중인 자동차 할부금융 표준약관, 중고 자동차 대출 표준약관 및 31개 여전사의 62개 개별 약관은 고객이 담보물을 임의처분할 때 즉시 기한의 이익을 상실시키는 특별 조항을 두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개별 금융거래에서 사용하는 특약에서 정하는 고객의 권리 수준은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기본약관에서 정하는 고객의 권리 수준보다 축소하지 않는 것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담보물 등 임의처분시 기한의 이익을 즉시 상실시키는 해당 조항은 기본약관인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고객의 권리를 특약을 통해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에 당국은 두 표준약관의 특약을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 수준으로 지난달 개정했다. 하반기 중으로는 개별 여전사가 사용 중인 오토론 대출(또는 할부) 약관, 건설기계 할부 약관, 일반 할부금융 약관, 설비리스 약관 등 할부·리스금융 약관에 대해 개정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불공정하거나 금융이용자의 권익침해 우려가 있는 약관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등 소비자 피해예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