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하계동 하계2현대 전용면적 84.9㎡ 아파트는 지난달 13일 8억9500만원(12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지난 6월 7억7000만∼8억원(14, 9층)에 거래됐다가 2개월 만에 1억원 안팎 오른 것이다.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84.97㎡도 지난달 11일 9억원(14층)에 매매가 성사됐다.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 84.29㎡의 경우 연초 7억원대 후반∼8억원대 초반에 형성됐던 실거래가격이 지난달 11일 9억700만원(9층)에 매매돼 9억원선을 돌파했다.
이들 ‘노도강’ 지역과 함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에서도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이파크 84.98㎡ 역시 연초 6억원대 중후반에 거래되던 게 올해 가격 급등으로 지난달 8일 8억74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거래는 30∼40대가 주도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지난 7월 노도강, 금관구 아파트 거래의 각각 30%와 28%는 30, 40대가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선 3040세대가 대출 규제 등이 고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해당 지역에서 이른바 ‘영끌’(자산, 대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향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패닉바잉’(공황구매)과 집값 상승의 악순환이 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0대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취득세, 재산세를 깎아주고 대출 규제도 덜해 거래가 꾸준하고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지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담은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가격이 오르고 매물의 씨가 마르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매로 갈아탄 수요도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경우도 있어 가격을 지탱해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금 더 기다리면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이같이 믿는 근거는 서울·수도권 신규택지 발굴과 기존 3기 신도시 등의 용적률 상향을 통해 늘린 8·4대책 공급계획 물량이다.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음주 내년 사전분양 3만가구의 분양 대상지와 분양 일정을 다음 주 공개한다며 “사전청약에 당첨돼 수년 내 입주가 가능한 내집이 생긴다는 기대만으로도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을 덜고 매매수요가 완화돼 시장 불안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다”고 기대했다.
수도권 공급물량의 대부분을 담당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사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도권 주택공급 특별본부’를 신설했다. LH는 정부가 8·4대책에서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신속한 주택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이 본부를 꾸렸다고 소개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