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테상 후보 지명된 추신수, 시즌 4호 축포 터뜨리며 기쁨 두배

추신수(오른쪽)가  4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시즌 4호 홈런을 때려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휴스턴=AP뉴시스

1950∼60년대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에서 외야수로 활약하며 통산 3000안타를 때려낸 로베르토 클레멘테는 MLB의 수많은 전설적 스타들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있는 선수다. 클레멘테가 1972년 말에 니카라과 대지진 피해 현장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러 가다가 악천후로 비행기가 추락하며 생을 마감한 사건이 스포츠선수들의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각성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MLB 사무국은 생전에도 봉사활동에 매진했던 클레멘테를 기려 상을 제정했다. 사회 봉사 활동, 스포츠맨십 등의 도덕적인 부문에서 모범적인 활동을 한 선수를 매년 선정해 수상하는 로베르토 클레멘타상으로 윌리 메이스, 윌리 스타젤, 필 니크로, 게리 카터, 아지 스미스, 토니 그윈, 야디에르 몰리나 등 리더십과 품성까지 갖춘 스타들이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텍사스의 외야수 추신수(38)가 이 특별한 상의 후보로 선정됐다. MLB닷컴은 4일 “추신수는 올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1000달러(약 119만원)를 지원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당시 추신수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씩, 총 19만1000달러(약 2억2700만원)를 쾌척해 후배를 도왔다. 추신수는 아내와 함께 댈러스 지역 한국문화센터 건립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추신수와 함께 마이크 트라우트(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총 30명이 2020년 클레멘테 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마침 특별한 상의 후보로 지명된 날 추신수가 축포를 쏘아올렸다. 4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시즌 4호포를 쏘아올린 것. 3-6으로 뒤진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오른손 불펜 사이 스니드의 시속 154㎞ 컷 패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8월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29일 만에 손맛까지 보며 추신수는 클레멘테상 후보 지명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