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軍 휴가 의혹 “보좌관이 전화건 건 사실인 것 같다”

국민의힘 “추 장관은 사퇴하고 특검해야” /민주 “야당 공세는 검찰 개혁 흔들려는 것”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 군 복무 중 ‘특혜 휴가’를 받았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보좌관이 군부대 전화를 건 건 사실인 것 같다”는 발언이 나왔다. 다만 “추 장관의 지시와 외압은 없었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의원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보좌관이) 전화를 건 건 사실인 것 같다”며 “국방부를 통해서도 확인해봤다”고 밝혔다.

 

다만 “‘추 장관이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며 “저도 부적절했다고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조관이) 지원 장교와 통화를 했다고 한다”며 “지원 장교는 단순하게 병가를 쓸 수 있는지, 병가를 연장해서 쓸 수 있는지 물어봤다는 민원성 문의 전화였다고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외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국 자기가 쓸 수 있는 연가를 붙여서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외압이 있을 만한 것도 아니고 지원 장교, 승인권자 모두 외압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 장관의 아들의 휴가 의혹은 지난 2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행정처리 업무를 했던 부대 지원 장교와 휴가 승인권자였던 모 중령과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더욱 크게 불거져 나왔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추 장관의 아들 서씨는 2017년 6월 삼성서울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뒤 1·2차 병가를 보낸 뒤 부대에 복귀하지 않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있다.

 

국민의힘 측은 서씨가 미복귀 상태로 병가를 연이어 사용했고, 병가를 마친 뒤에도 이틀간 복귀하지 않아 결국 사후 휴가로 처리됐다고 지적한다.

 

반면 서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씨 변호인은 입장문을 내고 “병가 및 휴가와 관련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도 추 장관 아들의 병가 기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병사들의 인사 관련 자료를 상세하게 기록하는 ‘국군 연통’에 해당 휴가에 대한 지휘관 승인 기록이 남아있다”며 “연통과 진료 기록 등을 공개하는 게 좋겠다고 추 장관 측에 제안했고, 추 장관 측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기준으로 (병사들의) 평균 휴가 일수가 59일인데, 추 장관 아들은 병가를 포함해 57일밖에 가지 않았다”며 “평균적인 병사보다 휴가가 적었는데, 이것을 ‘황제 복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군인이 휴가를 승인받고 나갔는데, 부대가 행정상 기록을 누락했다고 군무 이탈죄를 묻는 것은 황당한 것”이라며 “문제 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특별검사 도입까지 거론하고 있다. 추 장관의 보좌관이 군부대에 전화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치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이 보좌관의 연락을 받았다는 군 관계자의 진술을 참고인 조서에서 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언급하면서 “가장 중요한 진술이 빠져서 하나 마나 한 수사, 앙꼬없는 찐빵이 됐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추 장관은 현직 장관이기 때문에 공정 수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검을 제안했다.

 

조해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성윤 검찰 체제에서 사실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검찰이 의혹을 있는 그대로 밝혀내든가 아니면 특검으로 가든가 결정해야 할 상황에 와있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수사는 서울동부지검이 맡고 있으며, 그 상급기관은 이성윤 지검장이 지휘 중인 서울중앙지검이다.

 

검사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북에서 “‘술 마신 것은 맞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전화 건 일이 없다던 분(추 장관)은 어찌 되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야당의 이 같은 공세에 민주당은 “검찰 개혁을 흔들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 “추 장관에 대한 무책임한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가 계속되고 있어서 이제 중단해야 된다는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국민의힘의) 정치공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 개혁을 흔들어 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국민의힘은 우리 군에 대한 신뢰를 흔들지 말고, ‘검찰개혁 하기 싫다’ 그렇게 얘기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의원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미 당시 지원 대장을 했던 모 중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 ‘승인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병가 기록이 명령지에 남지 않은 것은 행정적 착오였고 본인이 인지하고 승인을 해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기록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록은 다 남아 있다”며 “검찰에서 수사 중이니까 그 결과를 보면서 법무부 장관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