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 측이 6일 무릎 수술 관련 의무기록을 공개하면서 “병가 연장을 신청할 때 진단서 등 관련 서류 일체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씨 측은 추 장관 보좌관이 소속 부대에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서씨 관련 의혹과 관련한 공세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서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정상은 이날 입장문을 내 “(지난 2일) 입장문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병가의 근거자료’에 관한 의문이 있어 서씨의 진단서 등 의무기록을 추가 공개한다”며 △2015년 4월7일 왼쪽 무릎 수술 기록지 △(서씨가 군 복무 중이던) 2017년 4월5일 ‘오른쪽 무릎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서 △2017년 6월21일 ‘수술 후 회복 중으로 약 3개월간 가료(휴식)가 필요하다’는 진단서 등 3종을 제시했다.
이 의무기록은 모두 삼성서울병원에서 발급한 것들이다. 앞서 서씨는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있던 2017년 주한미군 카투사로 근무하던 중 휴가(병가) 연장 승인을 받지 못한 채 부대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변호인단은 “서씨는 입대 후 왼쪽뿐만 아니라 오른쪽 무릎마저 통증이 심해지자 진료를 받게 됐다”며 “당시 군인 신분이었으므로 외부 병원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기 위해선 먼저 군 병원의 진단이 필요했고, 진단을 신청하기 위해 주치의 소견서를 발급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서씨가 이 소견서를 부대 지원반장에게 보여주며 군 병원 진단을 신청했고, 2017년 4월12일 국군양주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를 근거로 같은해 6월5∼14일 병가를 냈다고 전했다. 서씨는 이어 같은달 23일까지 병가를 연장하고, 여기에 더해 나흘 간 개인 휴가를 쓴 뒤 27일 부대에 복귀했다고 변호인단은 덧붙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서씨가 2차 병가가 끝나는 날인 2017년 6월23일 휴가 연장 승인을 받지 못했는데도 부대에 복귀하지 않았고, 외압을 행사해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이달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 장관 아들 서모씨가 근무한 부대의 지원장교 A대위의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A대위는 지난달 30일 신 의원 측과 통화에서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 통화내용을 들어 “‘보좌관이 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한 추 장관과 서울동부지검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대국민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변호인단은 추 장관의 당시 보좌관이 서씨의 추가 휴가를 문의했다는 의혹에 대한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8개월째 지지부진하다며 특임검사 도입을 요구했다.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은 서울동부지검이 지난 1월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 추 장관이 지난달 25일 법사위에서 해당 의혹 수사를 두고 ‘아주 간단한 수사’, ‘당장 수사하면 될 일’이라고 언급한 것을 꼬집으며 이 같이 밝혔다. 김선동 사무총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추 장관 스스로 떳떳해지기 위해서도 특검(특임검사)을 자청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해당 의혹에 대한 특임검사 운영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검찰청 훈령인 ‘특임검사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특임검사는 검사의 범죄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운영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검사의 범죄 혐의 사안에 대해 특임검사를 지명할 수 있다.
특별검사팀 구성 역시 여대야소인 현 국회 상황에서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정점식 법률자문위원장은 “총장의 별도 지휘를 받지않고 수사 결과만 보고하는 형태로 독립해서 수사할 수 있는 검사를 임명해 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