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불가피… 재정상 어려움 커”

“전 국민 지급도 충분히 일리 있지만… 이해·협력 부탁해”
이낙연 “고통 더 크게 겪는 국민 먼저 돕는 게 연대·공정”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와 여당이 2차 재난지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큰 계층을 기준으로 ‘선별 지급’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편 지급’ 형태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재정적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이유다.

 

◆“전국민 지급도 충분히 일리 있지만… 이해·협력 부탁해”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등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가장 피해가 큰 업종에 집중해 최대한 두텁게 지원하는 게 핵심”이라며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서비스업은 소비 절벽에 직면하고 있고, 영업이 중단되거나 제한된 업종은 직격탄을 맞아 생존의 기로에 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차 재난지원금의 금액과 지원 대상, 지급 방식에 대해 다른 의견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코로나 때문에 힘들고 지친 상황 속에서도 방역에 협력하고 계시기 때문에 적은 금액이라도 국민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재정상 어려움이 크다. 재원을 국채 발행해 충당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피해 맞춤형은 여러 가지 형편을 감안해 한정된 재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에게는 “(선별 지급을) 두루 이해해 주시고 협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지원금 지급의 속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추석 이전에 지원금이 가능한 최대한 지급될 수 있도록 추경안을 신속히 마련하는 등 절차를 서두르겠다”며 “비대면 교육이 장기화 되면서 가중되는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덜어드리는 방안 등 국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추가적인 지원책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야당도 추경의 필요성을 말해왔고, 피해가 큰 업종과 계층 중심의 맞춤형 지원에 의견을 같이해 왔다“며 “국회에서 추경안을 빠르게 심의해 처리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이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고통 더 크게 겪는 국민 먼저 돕는 게 연대·공정”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난의 고통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그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며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용취약계층, 소득취약계층은 생계가 위태롭고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하루가 급하다”며 “특히 음식점, 커피숍, 학원, 목욕탕, PC방 등 대면 비중이 큰 업종은 거리두기의 직격을 받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나날이 막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통을 더 크게 겪으시는 국민을 먼저 도와드려야 한다”며 “그것이 연대이고, 공정을 실현하는 길이다. 동시에 어느 국민도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각지대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힘겨운 국민들께서 추석 이전부터 지원을 받으실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에 곧 제출될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여야 의원님들께 부탁드린다. 저는 누구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전날(6일)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4차 추경안을 7조원대로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4차 추경안에는 특수고용형태 근로종사자 등 고용취약계층,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 무급 휴직자, 실직자, 기초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담기로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