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의혹' 제기 당직사병 "'오히려 증거 있느냐' 물었다"

서씨 카투사 동료 “빽없이 불가능”
특혜 휴가 의혹 첫 제보 당직병
“국회서 증인 요청 땐 출석 진술”
김종인 “대통령 결단해야” 압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는 모습.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인 서모씨의 ‘특혜 휴가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 사병 A씨는 지난 6월 서울동부지검에서 받은 참고인 조사와 관련해 “검찰이 오히려 (내게) ‘증거가 있느냐’고 물었다”면서 축소·은폐 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9일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에 따르면 A씨는 최근 SNS 메신저를 통해 윤 의원실 관계자와 나눈 대화에서 “(검찰이)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묻기에 내가 ‘검찰이 통신기록을 봐야지 병사가 기록이 어디 있느냐’고 대답했다. 해당 부대 통화내역이나 서씨 휴대전화 내역을 조회하면 확인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검찰조사에서 서씨에게 전화했더니 서씨가 ‘집이다’라고 답했고, 이후 어느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내가 서씨 휴가를 연장했으니 휴가자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A씨가 말하는 모든 상황은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 서씨 측 변호인의 입장문에 대해 “(카투사) 저녁 점호는 금(23일), 토(24일) 실시되지 않기 때문에 저녁점호를 실시한 25일에서야 (미복귀 사실을) 인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당시 서씨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 “(서씨가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라면서 “너무 당연하게 집이고 돌아오라 하니 수긍해서 뭔가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직사병으로 근무하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연장)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A씨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정의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A씨는 “지금 저쪽에서 다른 건 다 핵심을 비켜치면서 방어를 시도하는데, 제가 25일 전화한 사실은 정확하게 거짓이라며 제가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 전화 유무에 대해 저쪽이 너무 확신하니 조작이나 은폐가 들어가지 않았을지”라며 우려했다. A씨는 국회가 증언을 요청할 경우 출석해 진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씨의 카투사 동료였던 대학생 B(26)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2017년 6월 당시 서씨의 휴가 연장 상황을 떠올려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상했다”며 “휴가는 사전에 선임병장을 통해 계획을 보고하고 간부의 승인으로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2017년 6월 당시 서씨의 휴가가 어느 날 밤에 갑자기 연장돼 매우 이례적이어서 동료 부대원들이 모두 놀라고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건 ‘빽’ 없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며 “간부들도 다른 경우에는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반면 이때는 문제를 삼지 않으니 이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중진의원 회의에서 추 장관 아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한 태도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스스로 정의·공정과 거리가 먼 두 사람을 연속해서 정의를 준수해야 할 법무부 장관에 앉혀 사회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드나”라고 지적했다. 이는 추 장관과 전임자인 조국 전 장관을 가리킨 것으로, 1년 전 이날은 조 전 장관 임명일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선 아무 말도 안 하고, 그저 밖에 떠돌아다니는 걸 묵인하는 태도”라며 “불공정과 불평등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어떻다는 걸 감지하고,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