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 발언에… 진짜 카투사들 화났다

추미애 장관 아들 군 복무 의혹에 우 의원 “카투사는 편한 군대라 아무 의미 없어” / 카투사 예비역 등 주축 온라인 커뮤니티 “망언 규탄, 우 의원은 공식 사과하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사진)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당시 의혹과 관련해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카투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일제히 공분을 표출하며 우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9일 ‘카투사’란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우상호 의원의 망언을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이 게재됐다.

 

해당 페이지는 카투사 예비역들의 공간으로, 4700명 이상의 이용자가 ‘팔로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우 의원의 발언은 국가의 부름을 받은 현역 카투사와 각자 생업에서 카투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예비역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킨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금일 우 의원의 발언은 6·25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군 생활 중 전사, 전상 또는 순직한 수많은 카투사 장병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카투사들은 미군과 같이 생활을 하기에 대한민국 육군에 비해 근무환경이 다를 뿐 정신적, 육체적 고충은 타군과 똑같거나 혹은 타군들은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타군 내 힘든 보직이 있고 쉬운 보직이 있듯이 카투사들 역시 그러하다”라면서 “우 의원의 카투사 폄훼 발언은 카투사들의 근무 실상을 잘 알지 못해 했던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헌법기관으로서 진중하게 발언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체 카투사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저열한 발언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우 의원 발언은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군 복무에 최선을 다한 후배 현역 카투사, 선배 예비 카투사들의 명예와 그들의 숭고한 기여를 훼손했다”면서 “우 의원은 카투사 폄하 발언을 철회하시고 전체 예비역 및 현역 카투사 장병들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디시인사이드 카투사 갤러리 갈무리.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카투사 갤러리’에도 성명문이 게시됐다.

 

카투사 갤러리 회원들은 “카투사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주한)미군에 귀속된 병사들이며, 부대나 보직마다 복무환경이 다르므로 카투사 내에서도 업무 강도는 제각각이고, 카투사에도 육군의 일부 부대보다 힘들게 군 생활을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적었다.

 

이어 “카투사에 복무하는 장병들 또한 대한민국의 국군 장병이자,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우 의원은 오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해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갤러리 측은 또한 “카투사 출신인 이낙연 대표가 (카투사에 대해) 무엇보다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 의원의 발언에 대한 이 대표의 발빠른 해명을 요구한다”고도 했다.

 

우 의원은 육군 병장 출신이고, 이 대표는 1974년부터 1976년까지 용산미군기지 미8군 제21 수송중대에서 카투사(행정병)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 장관 아들이 복무했던) 카투사는 원래 편한 곳이라 의미 없는 논란”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기도 했던 그는 “카투사는 육군처럼 훈련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라며 “카투사에서 휴가를 갔느냐 안 갔느냐, 보직을 이동하느냐 안 하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